#1
얼마전 뮤지컬 서편제 공연을 보다. 잔잔한 파장이 느껴졌다.
내용의 비장함에 동화되는 면도 있었지만 십수년 아껴왔던 작품이 다시금
새로운 장르로 선보이는 또다른 서편제를 보니 감회가 새로워서이다.
#2
16살 중학교 졸업무렵.
어중간한 봄학기를 교실의 VTR시청으로 때우던 때였다.
교육적이라 판단했던지 학교측에선 임권택 감독의 영화 서편제를 선택해 시청케했다.
그 당시 한국영화 최초의 1백만 관객동원으로 흥행몰이에 성공해 화제가 되기도 했었다.
형식적으로 등교하고 대부분 수다나 낮잠으로 보내던 며칠마냥 지루하게 흘러가는데
그날따라 영화 서편제는 소란스런 적막감을 뚫고 내 마음에 들어왔다.
#3
3년 후.
수능을 마치고 진로가 각지 정해져 학교에 더이상 볼 일이 없을 때가 왔다.
등교의 목적이 없는 학교에서 보내는 시간은 잉여로 넘쳐났다.
그 잉여의 시간조차 지겨워질때 집어든 것이 이청준의 소설들이었다.
남도사람 시리즈로 시작된 책읽기는 그해 겨울내내 계속되었다.
#4
스물몇살 무렵.
영화 서편제의 음악과 김수철의 상관관계를 알고나서 무척 열심히 듣고 다녔다.
범위는 확장되어 내가 4살쯤 빅히트를 했다는 김수철 음반을 어렵게 구해듣기까지 했다.
이십년 가까운 음반을 마치 새 노래인마냥 ...
#5
소리꾼의 이야기가 소설로, 소설이 영화로, 뮤지컬로, 그리고 다시 음악으로
고전은 이렇게 예술로 순환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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