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11.01 푸엔테 라 레이냐-에스텔라 : 22.4km 오늘은 불나는 발바닥과의 투쟁기가 되겠다. 발바닥 뒷굼치 굳은살에 자리 잡은 두터운 물집, 전체적으로 발을 조이는 등산화 덕에 살을 파고드는 엄지발톱의 고통. 그리고 자꾸 새로이 잡히는 발바닥의 부분적인 물집들. 가장 힘든 건 발을 디딜 때 마다 느껴지는 발바닥 통증이다. 발바닥 뼈로 바로 다가오는 통증들. 오늘은 일행들 중에서 맨 꼴찌로 걷곤 했다. 가끔은 걷고 싶지 않을 정도로 만사가 귀찮다. 발바닥만 괜찮다면 14 킬로의 짐도 견딜 수 있다. 불타는 발바닥을 느끼며 신선놀음 하던 나는 드디어 이런 질문을 하게 된다. 나 왜 여기 있는거니?? 발바닥에 물집까지 잡혀가면서 이곳에서 떠날 생각도 못하고 있는 나는 뭔가. 출발 기세대로라면 '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