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뒤로 남산타워가 보인다. 회사 이전으로 용산으로 출근한 게 벌써 8개월째다. 이 주변에서는 어디로 보나 남산타워가 보인다. 너무했다. 서울의 상징 남산타워를 그렇게 무시했다니. 서울에서 태어나 서른하고도 몇 년을 서울을 벗어나 살아본 적이 없음에도 서.울.촌.사.람인 나는 용산구에 무슨 동네가 있는지 알려고 하지 않았다. 다만 회사의 주소지가 갈월동이니 그것만큼은 기억하는 정도. 어느 날 '후암동'을 알게 됐다. 미끈한 여자대학의 거리에서 탄 마을 버스는 끝도 없이 구불구불한 길을 올라갔다. 한참 올라가면 거기에 남산타워가 내려다보고 있다. 해가 지고 발 아래로 야경이 펼쳐지는데 끝내주게 멋있었다. 이런 길을 두고 지하로만 다녔다는 거야? 오늘 점심시간에는 남다를 프로젝트를 하기로 결심했다. 한 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