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간 벽돌로 지어진 2층짜리 카페. 한때는 누군가의 생활 터전이었을 듯한. 문을 열고 들어가 윤기나는 나무계단을 올라가면 안방처럼 아늑한 공간. 사방 통유리로 햇빛을 받는 동안은 수다를 떨기에도, 만만한 책 하나 붙잡고 앉아 읽기도 좋았다. 어느날부터 조금씩 변했다. 단가가 안맞는다며 메뉴 종류를 대폭 줄이더니 어느날인가는 모든 서비스를 셀프로 바꿨다. (그것도 가격은 고대로...) 이층까지 맛있는 치즈케익과 더치 커피를 가져다 주는 친절한 언니들도 없어졌다. 여름 한철 살짝 건조한 과일이 잔뜩 들어간 상큼한 샹그리아를 마시는 재미도, 고르는 기쁨을 선사해주는 많고 많은 종류의 핸드드립 커피도 이젠 없다. 슬슬 발길이 뜸하다가도 가끔 아쉬움에 단품 아메리카노를 마시러 가기도 했다. 내가 그 카페를 좋아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