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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기획&기록/여행문화기획

산티아고 프로젝트에 대하여


여행을 꿈꾸는 당신, 
당신의 계획에게 팔겠습니다

센티가 산티아고 여행을 하고 돌아왔습니다.
남들은 사표와 교환해 얻고서야 떠나는 그 길이라지만
센티는 20여일의 휴가를 받아 떠났으니 애초 800Km를 완주할 수 없었지요.

걸으면서 생각했습니다.
버스라도 타고 가서 산티아고 성당을 보고 올까
이왕 유럽까지 왔는데 다른 도시도 구경해봐야 하지 않을까
이런저런 잡념에도 시달렸습니다.

그러다 생각을 바꿨습니다.
걸으면서 즐거우면 그뿐 종착지에 발을 딛는 것이 중요한게 아니라고.
그리고 출발일로부터 17일 후 부르고스라는 대도시에서 순례를 멉춥니다.
일주일여를 더 걸어가기보단 유럽의 다른 부분도 만나기로 하고요.

이러다보니 걷기위한 고행의 길이 되는 경우도 있더라구요.
마라톤이 아닐진데 완주를 위한 여행이 되기도 하구요.
그건 출발부터가 사표내고 온 길인데, 어떻게 온 길인데, 언제 또 올건데...
이렇기 때문인것 같아요.
일주일이면 어떻습니까.
그저 걷고 즐기고 느끼다보면 만족하게 되더라구요.
그러니, 사표 낼 생각 말고, 두어달 떠돌 생각하지 말고,
열흘짜리 여행만이라도 꾸려보자구요.
센티도 산티아고의 나머지 길을 언젠가는 다시 걸으러 갈겁니다.

그런데요,
그런데 말이에요.
정말 가고싶고 원한다면 계획을 세우게 되요.
거창하게 두어달 시간확보를 위해 사표를 던지지 않는 방법으로
저축도 하고 자료수집도 하고 상상도 하면서 한발자국씩 미래의 계획에 다가가요.

센티는 그래서 산티아고에서 돌아오는 길에 우표를 사왔어요.
언젠가 산티아고를 또 가게 되면 그 우표를 가져가서
한국의 친구들에게 엽서 한장 써서 보낼려구요.

그리고 혼자만 계획하기가 아쉬워 엽서도 만들었어요.
혼자만 보기 아쉬워 사진에 담아온 풍경을 살짜기 수놓아서요.

이 프로젝트는 이런 상상을 하게 합니다.
순례를 마치고 저녁 식사를 하고
그리운 사람들에게, 혹은 여행후에 달라져있을 나에게
엽서를 띄우는 꿈을 꾸게해요.

언젠가 실행하게될 나의 계획을 생각하면서
이 우표를 붙인 엽서가 한국으로 들어오는 날을 생각하면서
오늘도 다시 가게 될 산티아고 여행에 대한 생각으로 젖어들게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