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다움 인터뷰

[박현진의 쇼쇼쇼] 식문화콘텐츠개발자 이윤화 대표 미리 인터뷰 '음식으로 만들어내는 모든 것'

코치 박현진 2012. 8. 21. 14:59

식문화콘텐츠개발자.
식(食), 문화, 콘텐츠, 개발. 따로 분리되면 매우 일반적인 단어들인데 한데 묶으니 난해하다.
지식소통전문가, 포토테라피스트, 온라인브랜드디렉터, 여행문화기획자 등등...
이는 40라운드 멤버들 모두가 갖고 있는 특징이 아닐까한다.

처음부터 그녀가 하는 일이 이름만큼 나는 만남의 기회를 노렸으나
한 달의 반은 지방으로 출장을 가는 그녀의 바쁜 스케줄로 인해 늘 불발로 그쳤다.
종편에서 살아남은 기념으로다 이번에야말로 냅다 그녀를 포섭했다.

서로 일정을 맞추다 맞추다 우리는 결국 부슬비가 내리는 일요일 아침 이태원에서 10시반에 만나고야 만다.
미리 온 이대표는 책보는데 집중하더니 나의 몰카짓을 발견하고 활짝 웃어준다.




식품영양, 요리강사, 컨설턴트, 식문화기획자 
현재 레스토랑가이드 다이어리알 
www.diaryr.com , 
요리전문사이트 쿠켄네트 www.cookand.net ,
파티케이터링 사계절만찬 www.partyplan.co.kr 을 운영하고 있다. 
음식이란 키워드로 일관된다.
 

좀더 구체적으로는 먹는 시장과 먹는 것을 만드는 시장 그 사이에 있다.

프랑스에선 그 역할을 100년 전에 정의를 했어요. 가스트로놈(gastronome)이라고 한다.  
우리나라는 아직 시장이 작아 그 개념이 확고하지는 않은데 점점 자리잡아 가고 있다.

식품영양학을 전공했고 식품회사에서 사무직으로 몇 년간 근무했다.
그러다가 20대 후반에 요리를 배웠다.  
자기만의 기술을 갖는게 좋겠다는 생각이었고.
단기간에 승부가 나지 않는 것이라 맘에 들었다고 한다. 승부사 기질은 타고나는 것인가.

요리실력을 갈고 닦았다길래 레스토랑 셰프라도 됐는가 싶었더니 요리강사가 된다. 
동양매직 요리강사로 4년간 재직한다.

몸을 담고 있던 쿠켄(㈜베스트홈)에서 닷컴 붐을 타고 2000년 새로운 쿠켄네트를 만든다.
프랑스의 미슐랭 가이드처럼 레스토랑 가이드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요리강사로서 활동하며 강사 교육 등 여러 기획을 담당하던 이윤화 대표가 이 프로젝트의 메인으로 나서게 된다.
식품회사의 사무직에서 요리강사로 그리고 요리 콘텐츠 기획자로  포지션이 바뀌는 과정이었다.



콘텐츠 제작자에서 사장이 되다
우리나라의 콘텐츠 사업이 대개 그렇지만 저작권은 약하다.  
콘텐츠 제작에 온갖 에너지는 다 들어가지만 콘텐츠 자체는
비싼 값으로 팔수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콘텐츠에 투자 해 보자는 생각으로 열심히 일한다.  
유명 연예인이 내는 레스토랑 컨설팅등 많은 일을 처리하다가 잠시 매너리즘에 빠진다. 
돌연 일본으로 2년간 장기 휴식여행을 떠난다. 그게 2006년의 일이다.

휴식기간동안
요리의 총괄 아이덴티티를 만드는 것.
요리와 관련된 기획이 좋다는걸 다시금 확인했다. 
콘텐츠에 더큰 가치를 갖고 식문화콘텐츠 개발에 힘을 쏟는다.  

대표의 마음으로 일을 하다보면 어느새 자신의 업과 브랜드가 동일시 된다.
어느새 쿠켄네트=이윤화라는 공식이 생겼다.

2009년 리먼브라더스 사태로 경제위기가 터지고 그간의 콘텐츠를 포기할수 없어 쿠켄네트을 인수하기에 이른다.  



추사 김정희의 밥상을 현대인에게 선물하다 
요즘은 지역음식문화 개발에 힘을 쏟는다.
지역컨설팅은 매우 힘이 드는 작업이지만 원석을 다듬어 보석으로 만드는 쾌감을 느끼는 일이다.

농민의 토마토가 어떤 요리에 어울릴지 찾아주는 작은 기쁨부터 일은 시작한다.
농업인과의 관계, 지역 담당자, 셰프와의 관계 등
하나하나 연결되어 새로운 지역상품이 만들어지고 자리매김을 하게 된다.

최근엔 추사 밥상을 현대적으로 끌어내는 작업을 한다.
기획의 첫단계로 관련 문헌의 근거부터 찾아보는데 추사는 꽤나 까다로운 미식가였음을 알 수 있다.
제주유배중 아내한테 쓴 편지 중에 장조림을 보내달라는 이야기가 나온다.
그 당시에 장조림이라면 매우 고급 음식이었다.

유배중 아내가 죽고 입맛에 맞는 음식을 보내줄 사람이 없자 서민적인 음식에 관심을 두게된다.
대표적인 서민음식인 두부의 진정한 맛을 느낀다는 내용이 문헌에 나온다.
또한 차를 즐기는 고급 취향으로 초이선사에게 차를 보내라는 편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고한다. 
이 모든 작업을 거쳐 현대화한 추사밥상을
올 연말쯤이면 예산에서 받아볼 수 있을 거다.



그녀의 숨겨진 직업 맛가이드
요리사, 기획자를 거쳐 그녀의 숨겨진 직업이 또 있다.
바로 전국 방방곡곡 맛집을 찾아 여행으로 기획하는 일이다.
물론 기획자가 가이드까지 하는 경우가 많다.
우리나라 대표적인 식품회사 농심에 종가음식 등 음식문화탐사 진행을 맡아 하고 있다.
기업이나 단체에서 종종 맛집투어 의뢰가 들어와
이태원 맛기행등도 진행한단다.

컬리너리 (
culinary)투어는 음식의 투어라는 의미다.
영미권과 일본에서는 이미 컬리너리투어리즘이 자리 잡았다.
이미 발품팔아 만든 향토색 짙은 농업인이 식당을 하는 전국 농가맛집 70군데의 취재도 마쳤다.

맛의 기준이 바뀌었다. 그저 맛있는 음식에서 스토리가 있는 테마를 찾기 시작했다.
추사 밥상을 기획하게된 데도 그 이유다. 
추사고향을 방문해 주변 텃밭에서 나는 작물로 지은 밥을 추사의 고택에서 맛보는거다.

이쯤 되자 여행문화기획자이며 식탐도 제법있는 나는 눈을 반짝 빛낸다. 
여행과 음식. 인류사에 이 테마가 사라질날이 올까?
언젠가 여행문화기획자인 나와 식문화콘텐츠개발자 이윤화 대표와의 멋진 콜라보레이션이 탄생하길 기대한다.



▲ 농심 사보에 싣는 종가집 탐방에서 종가 음식 설명을 맡고 있다.

음식이라는 키워드로 풀어본 이윤화 대표의 이력은
음식의 원초적인 영양을 다뤘다가
곧 그 재료를 잘 다듬어 요리하여 실체를 만들어내다가 
'먹는다'는 것의 본질적인 문화를 다루는 사람으로 끊임없이 진화했다.
자신의 분야에서 한 우물을 꾸준히 판 자의 통찰이 느껴지는 이력이었다. 

은퇴 후 꿈이 있다면 작은 비스트로를 내는 거라 한다.

컨셉이 뭐냐고 물었더니 단번에 컨셉같은거 없다는 답이 왔다.
하도 컨셉을 잡았더니 본인의 레스토랑은 그날 되는 음식제공, 격식도 없고 거창하지 않은 편안함을 추구하고 싶다고.
지 어제만든 카레에 조린 방울토마토가 얹어져 나올 것 같은 레스토랑이 떠올랐다.
오늘같이 비오는 날 우산을 접어 탁탁 털며 '어제만든 카레, 방울토마토 많이' 라고 주문할 사람이 몇 있다면 더 좋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