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6년 즈음 EBS의 '그림을 그립시다'라는 방송이 방영됐다.
그림은 참 그리기 쉬워요라는 메시지를 주구장창 보여주었던 프로그램이다.
PBS 'The Joy of Painting을' EBS가 수입했다.
간암으로 1995년에 사망했으니 대한민국의 밥로스는 그의 사후에 알려진 것이다.
본인 머리통의 두배는 되는 볼륨의 부풀린 파마머리가 이미 심상치 않음을 예감했다.
대중에게 30분 안에 그리는 그럴싸한 그림이라는 컨셉으로 꽤 성공한 비즈니스맨이 아닌가 싶다.
하얀 캔버스에서 붓질 몇번으로 풍경화가 탄생해있었던 신기한 프로그램.
붓질 한번으로 강, 바다, 산을 그려 넣고 '참 쉽죠잉?' 하면서 사람 좋은 웃음을 짓던 화가.
30분만에 보기에 근사한 그림을 생산해 내는걸 보고 주말화가를 꿐꾸던 취미생도 여럿 되었으리라.
타계한지도 꽤 됐는데 아직까지도 성업중인듯하다.
밥로스 공식 사이트의 주 수익은 그가 즐겨 사용한 재료 판매다.
밥로스 기법의 미술학원도 꽤 있는듯하다.
스페인 말라가란 동네에서 장발의 밥로스 아저씨를 만났다.
신이 일주일 만에 천지창조 하듯, 그림쯤은 3분에 창조해내겠다고 기염을 토한 거리의 화가였다.
유화가 잔득 짜놓고 손가락을 붓삼아 유리판에 찍어바른다.
밥로스 아저씨가 덜마른 유화물감에 붓으로 펴발라 그라데이션 시키듯
핑거페인터는 손가락으로 재빨리 비벼 배경을 만들어낸다.
귀 옆에 꽃은 세필은 갈매기, 나뭇가지 정도의 표현에만 잠시 쓰인다.
핑거 페인터계의 밥로스라 부를 수 있겠다.
작가 손은 성할날이 없겠다. 손을 저리되어도 유리판에 그림을 그릴때는 굉장히 신나하는듯했다.
유럽을 여행하면서 느낀점 중 하나가 거리의 예술인들을 자주 만났다는 점이다.
최소한의 여유라고나 할까. 지켜보는 사람도, 감상의 가치를 충분히 제공하는 감상자들이 존재했다.
즉 수요가 있었다.
최근 지인이 재미난 장면이라며 이 동영상을 소개했다.
나는 신기해하면서 봤던 장면을 누군가는 촬영했던 모양이다.
동영상이 뜰 정도인 것을 보니 저렇게 완성된 시스템으로 만드는 것도 흔치는 않은가보다.
유튜브를 통해서라도 조금 유명해지고 저들의 예술적 삶에 조금의 여유가 더 생기면 좋겠구다.
그래도 밥로스 아저씨의 비즈니스처럼은 성공하긴 어려울테다.
누구나 3분 만에 그럴싸한 그림을 그릴수 있다는 제안은 매력적으로 들리나
누가 손가락에 유화물감을 묻히고 싶어하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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