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다움 인터뷰

여자 유재석을 꿈꾸는 개그우먼 조승희를 만나다

코치 박현진 2017. 7. 3. 14:55

 사전 MC라는 직업이 있다. 녹화방송 중간마다 관객과 무대의 열기를 이어주는 사전 MC는 원활한 방송을 위해 쉬는 시간에 관중들과 소통하면서 흐름을 이어 나가게 해주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방송 프로그램에 없어서는 안 될 사전 MC들은 대부분 남성이라고 한다. 대한민국에 유일한 여성 사전 MC가 있다. 그만큼 관중과 무대의 에너지를 끌어 가는 힘이 크다는 반증일 것이다. 그녀는 바로 개그우먼 조승희씨다. KBS 공채개그맨 23기 출신으로 각종 행사의 진행자로, 공연기획사의 대표로 다양한 활동을 한다. 무대에 서면 힘이 난다는 그녀, 여자 유재석을 꿈꾼다는 그녀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현재 하는 일을 소개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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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23기 공채 개그우먼입니다. 여성 MC로 각종 행사와 진행을 함께 하고 있습니다. 드라마 및 뮤지컬 등 공연도 함께 하고 있습니다. 현재는 공연 '투맘쇼'를 하는 '투맘컴퍼니' 공연기획사 대표이기도 합니다.





오늘의 내가 있기까지 가장 큰 기회를 소개한다면요?

첫째는 저만의 '가치'를 추구했다는 점입니다. 사람마다 중요하게 생각하는 삶의 가치가 다를 텐데요, 저는 '즐거움'이 가장 우선 가치였습니다. 천재는 노력하는 사람을 이길 수 없고, 노력하는 사람은 즐기는 사람을 이길 수 없다는 명언이 있죠. 저는 어렸을 때부터 무엇을 해야 즐거우냐는 고민으로 이 자리까지 오게 된 것 같습니다. 

둘째는 대학 시절 광주 MBC에서 보조 MC를 한 것입니다. 이를 통해 방송 활동에 입문 할 기회도 얻었고 더 큰 무대를 찾아 서울로 와야겠다고 마음먹게 한 곳이지요. 








일하면서 가장 보람이 있는 점과 힘들었던 점을 알려주세요.

일하면서 당연히 가장 큰 보람은 관객과 대중에게 웃음을 주었을 때입니다. 처음에 개그우먼이 되었을 때는 오로지 웃겨야 한다는 사명감이 컸어요. 연차가 쌓이고 행사도 하고 연기도 하며 공연을 했을 때 대중을 직접 만나면서 다른 부분이 보였어요. 단지 웃음만 드리는 것을 넘어 공감과 감동을 주었을 때 감흥이 크게 일어나는 것 같아요. 또 저로 인해 누군가가 힘을 얻고 작은 것 하나라도 도전할 계기가 되었다면 보람되지 않을까요.

힘들었던 점은 개그 지망생 때라고 할 수 있어요. 잘 아시다피 지망생의 생활은 가난의 연속입니다. 처음엔 가난해서 힘들지만, 나중에는 연속된 실패에서 오는 상처로 더 괴롭습니다. 희망 없이 하루하루를 버틴다는 게 얼마나 두렵겠어요. 1년에 단 한 번 있는 시험이에요. 그 시험에 낙방하고 또다시 1년 동안 지망생 생활을 해야 할 때 눈앞이 캄캄 했습니다. 

개그맨이 되었다고 해서 고생이 없는 게 아녀요. 밤새 짠 코너가 통과되지 않았을 때, 승승장구 하고있는 동기들을 옆에서 지켜만 봐야 했을때도 견디기 힘들죠. 지금에 와서 생각을 해보니 각자가 잘 할 수 있는 일들이 따로 있더라구요. 이건 연차가 쌓여서이기도 하고 30대에 들어보니 생기는 여유와 안목인 것 같습니다.

개그콘서트에 출연중인 개그우먼 조승희



가장 큰 실패는 무엇이었나요? 그를 통해 배운 점은 무엇일까요?

가장 큰 실패는 2005년 광주 MBC에서 승승장구하던 시절입니다. 광주의 한 대학생이 방송사에 들어와 2-3개 프로그램의 보조 MC로 활약하다가 드디어 메인프로그램의 MC가 되던 순간입니다. 하지만 아쉽게도 그 프로그램은 한 달 만에 폐지가 되고 말았죠. 저는 수건 하나가 다 젖도록 눈물을 흘렸습니다. 비가 오던 그 날 밤을 아직도 잊을 수가 없습니다. 그 날 '서울로 가야겠다!'는 결심을 했습니다. 그 상황이 되고 나니 어릴 적부터 서울로 가고 싶어 했다는 것을 깨달았어요. 시간이 흘러 생각해보니 실패는 더 큰 성공을 위한 발판이란 생각이 듭니다. 



롤모델이 있다면, 누구인가요?

현재 롤모델은 개그우먼 송은이선배 입니다. 연기와 방송도 두루 하면서 지금은 '비보티비라'는 크리에이티브 컨텐츠 기업을 운영 중입니다. 대중의 사랑도 받으며 후배들의 길도 열어 주는 멋진 일을 하고 계시지요. 제가 선배와 비주얼이 조금 닮았어요.



조승희 선생님이 생각하는 ‘공부’는 어떤 의미인가요?

공부는 결국 나를 찾는 과정이 아닐까 합니다. 저는 특이하게도 수학을 전공했어요. 수학과 출신 개그맨이라니요. (웃음)
수학은 생활에서 널리 적용할 수 있는 학문입니다. 논리의 학문입니다. 수학 공부를 하면서 배운 것은  인과 관계의 논리입니다. 
수학 공부가 개그맨이 되는데 직접적인 도움은 되지 않았지만, 생활에 많은 도움이 돼요. 모든 공부에는 나름의 의미와 이유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아이들에게 재밌게 수학을 가르치는 수학 선생님이 되고 싶었어요. 어느 날 깨달았는데 제가 수학 선생님이 되고 싶었던 이유는 수학을 좋아했다기 보다는 아이들 앞에 서고 싶은 마음이 더 크다는 거였어요. 그래서 결국 강단이 아닌 무대에 서게 되었네요. 수학과에 갔기에 이 일에 대해 열망을 품을 수 있었어요. 






오늘의 나를 있게 한 책 단 한 권만 소개한다면?

'시크릿'이라는 자기계발서입니다. 광주에서의 방송 생활, 개그맨 지망생 시절 의기소침해 있을 때 만난 책이었어요. 도전에 대한 두려움에 젖어있을 때 뭐든 생각하기에 달렸다고 강력하게 말해주던 책이었습니다. 책을 읽고 바로 실천을 했어요. 이미 유명 개그우먼이 된 것처럼 아침마다 생생하게 그려보는 연습을 했어요. 어느 날은 KBS 앞에 찾아가서 '이곳이 내가 출근할 그곳이구나!' 라고 생각하며 걸어 보기도 했었습니다. 상상하면 이루어진다는 말처럼 생생하게 그리다 보니 더욱 열심히 노력하게 되었어요. 

시크릿
국내도서
저자 : 론다 번(Rhonda Byrne) / 김우열역
출판 : 살림biz 2007.06.16
상세보기





개그맨을 꿈꾸는 학생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요?

 개그맨을 꿈꿀 창의력과 끼로 꼭 PD가 되라는 조언을 하고 싶네요^^;;  막상 방송국에 들어와 보니 진정한 일인자는 티비에 나오는 연예인이 아니었어요. 그 연예인을 무대에 세우는 제작자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진짜 창작자는 자기만의 세계를 만드는 사람이더라고요. 

 송은이 선배처럼 개그맨 활동도 하면서 제작자이기도 한 길을 가는 선배들도 많고요, 저 또한 그렇게 길을 만들어 가고 싶습니다. 개그맨이 되어서 인지도를 쌓은 후에 제작자의 길로 가는 방법도 있을 것 같아요. 





앞으로의 꿈과 목표는 무엇인가요?

 이 강연을 준비하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되네요. '개그 지망생 시절처럼 전투적으로 살고 있는가?' 하는 질문을 자신에게 해봤어요. 약간 반성했어요. 그런 의미에서 앞으로의 꿈은 '현재에 안주해 있지 않은 나, 늘 성장하는 조승희가 되는 것'입니다.

 저는 한 번도 배우는 것을 게을리하지 않았습니다. 악기, 언어, 연기, 하모니카도 정말 열심히 배웠습니다. 지치지 않고, 계속해서 걸어나가는 것이 저의 꿈입니다. 쓸모없는 경험은 없다는 말을 굳게 믿고 있어요. 늘 발전하지 못해도 퇴보는 하지 않는 조승희가 되고 싶네요.

 가까운 10년 안에는 여자 유재석, 대한민국의 인정받는 대표 여성 MC 가 되는 것이 꿈입니다. 꿈이 너무 야무지다고요? 가능한 것만 꿈꿀 수 있는 건 아니라고 말한 이효리 씨가 기억이 나네요. 


공부(工夫)는 쿵푸다. 쿵푸란 심신의 수련의로 어느 분야에서 기술을 갈고 닦아 탁월한 경지에 오름을 의미한다. 지금까지는 시험을 잘 봐서 성적을 잘내는 것이 공부를 잘한다는 인식이었고, 대학-대기업으로 이어지는 절차가 성공한 인생이라는 공식이 무너지고 있다. 인공지능이 인간의 일자리를 대체하고 청년실업이 일상화되고 있는 이때 청소년들의 바른 진로는 어떻게 찾아야할까? 

국민가수이자 해밀학교 이사장인 인순이가 나섰다. 청소년들의 다양한 진로 가능성을 탐구하고 자기만의 공부를 찾아볼 장을 열어주고자 한달에 한 번 토크쇼 ‘호모쿵푸스’를 연다. 자기만의 공부로 심신을 수련한 공부하는 인간 ‘호모쿵푸스’를 게스트로 모시고 진로와 공부에 관한 이야기를 나눈다. 7월 게스트는 KBS 공채개그맨 조승희씨와 함께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