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연말 상 퍼주는 시상식 보며 통닭 뜯는 것도 더는 못하겠다 싶을 때 오래전부터 해보고 싶었던 일 한가지가 떠올랐다. 늘 은밀한 소망으로 간직하고 있던 '떠나 있기' 이다. 조용한 산사에 방 한 칸 빌려서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고 책 읽고 정리도 하고 나만의 시간 갖기. 오래전 처음 템플스테이란걸 경험한 삼화사가 떠올랐다. 이 절의 특징은 템플스테이처럼 빡빡한 일정대로 움직이는 것이 아닌 말그대로 유유자적한 시간을 보내도록 휴식형 템플스테이를 운영한다. 새벽, 저녁 예불과 세끼 식사 시간만 지키면 된다. 동서울 터미널에서 동해까지 3시간 40분. 고속도로의 로망. 휴게소. 버터를 발라 철판에 익힌 알감자도 먹고 옥수수도 뜯어가며 설레었다. 동해는 당연히 종착점이겠지 하며 멍 때리며 중간에 사람들이 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