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지리산 종주를 하면서 내내 떠올랐던 시이원규 시인의 '행여 지리산에 오시려거든'에 안치환이 곡을 붙였다. 노래로도 들었던 시가 몸으로 각인되는 경험. 천왕봉에서의 일출은 아니어도 운좋게도 촛대봉에서 말갛게 밝아오는 일출을 봤고, 파란 하늘 아래 원추리 꽃무리를 걷고, 노고단 구름바다에서 황홀함에 취한 시간들. 행여 지리산에 오시려거든 - 이원규 행여 지리산에 오시려거든 천왕봉 일출을 보러 오시라 삼대째 내리 적선한 사람만 볼 수 있으니 아무나 오지 마시고 노고단 구름바다에 빠지려면 원추리 꽃무리에 흑심을 품지 않는 이슬의 눈으로 오시라 행여 반야봉 저녁노을을 품으려면 여인의 둔부를 스치는 바람으로 오고 피아골의 단풍을 만나려면 먼저 온몸이 달아 오른 절정으로 오시라 굳이 지리산에 오려거든 불일폭포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