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상에 잔디를 들어내고 그 곳에 상추 모종을 심은지 약 3주. 어느 주말 장마가 무색할 정도의 폭우가 쏟아짐에도 멀쩡히 살아준 내 상추 모종들. 그 뒤로 갑작스런 여름날씨. 가뭄을 방불케하는 날씨에 가끔 물을 뿌려준 것 말고는 신경을 껐더랬다. 이틀에 한번 꼴로 옥상을 방문하는데 세상에. 요로코롬 빽빽하게 자라났던 것이었다. 적꽃상추, 그냥 상추, 치커리, 그 외 종을 알 수 없는 애들 3개. 적상추랑 알수 없는 시커먼 아이들 밑둥은 햇빛을 받지 못해 누렇게 떡잎이 되어가는 터였다. 예상치 못한 수학을 해야 할 때. 집에서 그릇 하나를 가져와 풍성한 밑둥부터 따기 시작. 적꽃상추는 2개를 따고 나니 1인분으로 충분해서 나머지 것에는 손도 못댔다. 무려 오분간 수확의 기쁨을 누린다. 오오 이 초록 가득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