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여름 더위는 대단했다. 나는 그 여름을 견디기 위해 검은색 시스루 나시와 린넨소재의 바지 몇벌과 샌들로 여름을 보냈다. 긴장이 필요없는 편한 옷 덕분인지 아침저녁으로 찬바람이 날 무렵, 늘어난 나의 체중과 마주해야했다. 그리고 하필이면 고맘 때에 남 앞에 서야 할 일들이 정기적으로 생겨나고 있었다. 옷 쇼핑을 하면 그중 절반은 망하는 놀라운 쇼핑력의 소유자인데다가 그새 늘어난 사이즈로 인해 더욱 선택의 공포를 느끼던 중 이를 해결해줄 구세주, 스타일PD 이진영 대표가 떠올랐고 그녀에게 SOS를 보냈다. “살이 쪘고, 작년에 멀쩡히 입던 옷이 거짓말같이 안어울려요. 격식은 있지만 노티나지 않는 옷이 필요해요. 나는 쇼핑만 하면 망해서, 쇼핑 공포증이 있어요.” 나의 절규와도 같은 고민을 듣고 그녀는 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