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이 회사를 다니는 이유는 딱 한가지다.
뭘 시도하든 일단 '그래, 한 번 해봐'라는 분위기 때문이다. 못하게 말리지 않는다는 것이다.
나같이 얇고 넓은 마당발 호기심에 누가 시켜서 하는 일에 부아가 나고
지가 하고싶은 일을 만들어서 하는 것을 즐기는 성향인 나같은 인간에겐 딱 좋은 환경이다.
물론 그 책임도 오롯이 본인의 몫이다.
나의 첫 사회진출은 IT와 함께였고, 지금까지도 온라인 영역과의 관계는 긴밀하다.
커리어는 실무로 쌓아왔기에 누구보다 실전에 기반한 기획을 할 수 있다.
여행과 온라인, 내가 하는 업무에 있어서 나는 스스로도 꽤 괜찮은 인제라고 생각한다.
부끄럽지만 고백하자면 나는 나를 꽤나 과대평가 했다.
내가 주도한 일은 모두 내가 해야 직성이 풀리는 어이없는 확신...
기획 센티, 제작 센티, 카피라이팅 센티, 홍보 센티, 관리 센티...
그러다가 '디렉팅'에 관심을 쏟기 시작한 것이 불과 일 년 여전이다.
모두 내가 손을 댈 능력도 시간도 안된다는걸 인정하고
각 분야에서의 베스트가 있어 하나의 일을 잘 끌어나가는 것.
그걸 인정하고 내가 잘하는 분야를 찾기까지는 많은 시행착오가 있었다.
문제는 내가 정리한다고 되는 것이 아니었다.
입사당시의 '웹 디자이너 센티' 라는 꼬리표는 누군가는 내 등뒤에 갖다붙이기도 한다.
프로모션을 기획한 자가 디자인 페이지를 제작해야하는 상황이 발생한다.
페이지 제작을 할 줄 알면서 '기획과 디자이너 인력 2인을 쓰는 것은 낭비'라는
경제적 원리가 바탕이 되는 것이다.
하여 신입디자이너들과 프로모션을 기획하는 자는 때로는
디자인 퀄리티 경쟁을 해야 하는 난감한 상황이 발생한다.
한 회사에서 포지션을 변경하느니
차라리 이직이 빠르다고 충고하는 선배와 동료들의 말을 실감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꼬리표를 버리고 떠나지 못하는 이유는 아까 말한 이유다.
뭘 시도해도 한 번은 해보라고 하는 분위기.
그 분위기는 입사 이래부터 변치 않은 창립자의 마인드다.
회사에 극심한 손실을 초래하지 않는 한 안말린다.
그래서 지금 안 말리는 분위기를 타고 생각만 하던 일을 드디어 실행하기 시작했다.
예전부터 상품을 한번 기획해 보고싶었다.
일반적인 항공, 호텔과 루트 짜서 만드는 상품말고
소비자가 원하는 문화상품을 기획해서 팔아보고 싶었다.
문화도 소비하는 시대의 새로운 여행상품으로 자리잡는 첫 시도다.
http://sentipark.com/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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