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년도 전이다. 직장 동료들과 분위기에 휩쓸려 철학관에 사주를 보러 갔다.
이명박 대통령 당선을 맞춰 엄청나게 유명해진 분이라고 했다.
한참 만에 내 차례가 되었다.
"물어보고 싶은거 물어봐."
"뭘 물어봐요?"
"왜 그런거 있잖아, 언제 돈 버는지, 언제 승진하고 성공하는지..."
"그걸 지가 젤 잘 알지, 왜 남한테 물어봐요?"
"그렇게 궁금한게 없는데, 여긴 왜 왔어?"
"그러게요....."
나는 철학관에 간 목적이 분명하지 않았다.
내가 잘 되는지 못되는지를 왜 남한테 돈을내고 물어봐야할까. 그건 내가 젤 잘 알 거 아닌가.
10분 만에 복채로 내 돈 5만원이 사라지는 경험을 하고는 사주를 보러가지 않았다.
그때와 달리 나는 이제 명리학에 매우 관심이 높다.
이성적인 사람으로 여겨지는 내가 명리학에 관심있다고 하면 다들 의아해 한다.
수 년 전 동료들이 그랬듯이 이들도 명리를 학문이 아닌
길흉화복을 점치는 도구로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 선생님으로부터 명리학을 접하고 나서는 생각이 바뀌었다.
선조들의 지혜로부터 이어져 내려온 음양과 오행은 명리의 핵심이자 우리 삶의 통찰이다.
하루에도 아침, 낮, 저녁, 밤이 있고, 한 해에도 봄, 여름, 가을, 겨울이 있다.
이 주기적 순환을 5단계로 나눠 사람의 운명을 추측한다.
"성격이 운명이다." 나는 명리학에서 나온 이 문장에 동감한다.
누구나 태어나면 8개의 글자를 갖는다.
이 8개의 글자로 우리의 삶이 어떻게 이루어지는지를 알 수 있다.
타고난 글자의 성격이 어떤지, 그래서 어떤 면에서 재능이 있는지를 이치와 리듬으로 보는 것이다.
명리를 이해하면 생의 리듬을 알고 그에 맞춰 자연스러운 삶을 구성할 수 있다.
판미동의 <엄마의 명리공부> 서평단 모집소식을 보고 지원했다.
사주로 진로를 탐구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 주는 책이어서 반갑다.
이 책은 일단 아주 쉽게 쓰여졌다.
도표도 컬러로 22개의 글자와 오행을 매칭해 한 눈에 들어온다.
명리학의 기초인 음양오행에 대한 기초를 간결히 정리하고
오행의 상생과 상극이 무엇인지 10천간과 12지지가 음양오행과 어떻게 연결되어
아이들의 적성과 성격을 알수 있는지 이해가 되도록 돕는다.
어떤 사주가 운동, 미술, 공부, 사업에 재능이 있는지 사례를 통해 설명한다.
마지막으로 저자의 따듯한 당부의 말이 인상적이다.
명리로 자식의 특성을 파악했더라도 미리 강압적으로 교육시키지 부모가 나올까 염려하는 마음.
아이가 자신의 재능을 찾아 스스로 하고 싶어할때까지 참고 기다리다 도와주라는 조언.
부모는 결국 모든 것을 알면서도 인내하고 묵묵히 기다려주는 존재라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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