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에 산을 다녀오고 부터 체력이 방전된 것 같다. 월요일 아침에 일어나 볼일 보고, 낮잠을 자고, 오후에 미팅과 강의를 듣고 귀가해 11시부터 쓰러져 12시간 후에 깼다. 화요일 정오가 되었다. 일요일 하루 등산으로 이틀을 회복하는데 쓴다. 이번 산이 난코스도 아니었기에 더 당황스럽다.
근육통으로 움직이는게 고통이다 보니 웬만한 일은 귀찮다. 매일 해야 하는 일에 꾀를 부리고 미룬다. 정신이 맑지 않으니 강의도 귀에 안들어 온다. 매일 마감해야 하는 100일 글쓰기도 시간 내에 못한다. 그래도 일주일에 2-3일은 1-2km 조깅하고 자주 공원을 걷는 편이었다. 그래서 산에서 무난했다 싶었는데 의외로 하산 후의 피로감이 극심한 원인이 뭘까 생각해보니 꾸준히 늘어난 체중 탓이 아닐까 싶다. 매일 야식의 유혹을 뿌리치지 못해 조금씩 늘어난 6-7kg의 체중이 내 발목을 잡은 것이다.
산행 후 그날 저녁 자고 나면 개운 했는데 연이틀 고생이다보니 당장 체중을 줄이고 근력을 키워야 겠다는 결심이 선다. 드라마 미생에서 바둑을 두는 어린 주인공에게 스승이 하던 충고가 떠오른다. 그 중에 가장은 체력이니라 하던.
"네가 이루고 싶은게 있다면 체력을 먼저 길러라. 니가 종종 후반에 무너지는 이유. 데미지를 입은 후에 회복이 더딘 이유, 실수한 후 복구가 더딘 이유, 다 체력의 한계 때문이야. 체력이 약하면 빨리 편안함을 찾게 되고 그러면 인내심이 떨어지고 그리고 그 피로감을 견디지 못하면 승부따위는 상관없는 지경에 이르지. 이기고 싶다면 니 고민을 충분히 견뎌 줄 몸을 먼저 만들어. 정신력은 체력의 보호 없이는 구호 밖에 안돼"
4.25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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