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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기록/생활의 발견

[100일 글쓰기] #6 글의 시체

앤라이스의 소설 '뱀파이어와의 인터뷰'에서 기억나는 대목이 있다. 영생의 삶을 사는 아름다운 뱀파이어 레스타드가 죽은 쥐를 보고 기겁하는 장면이다. 그 쥐는 그가 피를 취하고 버린 시체다. 불멸의 벰파이어가 고작 쥐의 시체를 무서워 한다니. 다음 설명을 듣고 나면 이해가 된다. 뱀파이어에게 시체는 배설물이다. 인간의 개념으로 보면 '똥'이라고나 할까. 자기가 먹고 만들어낸 배설물을 인간이 끔직히 싫어하듯 뱀파이어는 그가 만든 배설물을 극도로 혐오한다.

 
그런면에서 나에도 그런 '시체'가 하나 있으니, 바로 내가 쓴 글이다. 내가 읽고 보고 느낀 것을 소화해 글로 배설 했지만 어째 돌아보기가 참 힘들다. 내 글을 써보겠다고 100일 글쓰기에 도전중인데 내가 쓴 글을 '똥'에 비유하다니, 미안한 맘이 드는 군. 


1.92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