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대간프로젝트 2nd - 산에서 별보기 1일차
2016.08.04-08.06 @지리산 종주
참여자: 자뻑, 고동, 블랙, 감대, 주유, 자왕, 땡비
지리산 종주하는 1박 3일 리뷰를 시작한다.
첫 등반을 시작한 새벽 2시30분부터 32시간을 산을 탔다.
별을 보러 산에 가노라는 당찬 출사표를 던졌으나
별보며 시작한 산행이 다시 별이 뜰 때 까지 이어지면서
예측과는 달리 무한도전이 되었다.
양재역 오후5시 집합. 지리산 9시 도착.
식당에서 저녁식사를 마치고 아침 주먹밥도 챙긴다.
산 출입은 새벽 3시부터 열리니 그 동안은 대기하면서 쉰다.
드디어 3시에 지리산이 출입 시간이 되었고
머리에 헤드렌턴을 장착하고 가벼운 발걸음을 옮긴다.
평소라면 잠들었을 새벽 시간
쏟아질것 같은 밤하늘의 별을 보면서 산행한다는 설레임이
별보다 반짝이는 시간이었다.
그렇게 2시간 남짓지나면 해가 뜬다.
삼도봉 도착. 아침은 주먹밥으로 요기. 잠 안 자고 올라와 첫번째 맞는 휴식.
어느새 여름 햇살의 기운을 팍팍 드러내고 있는 지리산.
연하천 대피소 도착해 점심.
산에서는 뭘 먹어도 맛있다. 맑은 물에 끓여먹는 라면과 햇반.
이렇게 먹고 저녁은 삼겹살이다!!!
이때까지만 해도 나는 비교적 쌩쌩하였다.
다음 순간부터.... 바위 위를 네 발로 기어다녔다.
요때가 내가 배낭을 맨 마지막 시점인 것 같다.
오후 2시 벽소령 대피소로 가기 전부터는 나는 배낭을 메지 못했다.
스틱 두개를 의지해서 4발로 걸어가기도 힘들었고,
세석대피소까지 시간 안에 들어가 등록해야하는 상황에서
대장님이 내 짐 몇개를 짊어지고 먼저 세석 대피소로 출발하였다.
이때부터 아주 멋진 팀 플레이가 시작되었다.
산에서만큼은 '고동'의 속도로 네발로 기다시피 하는 나를 위해
첫째날부터 주유, 자왕, 땡비, 이 세 남자가 고생했다.
앞에서 끌어주고 뒤에서 밀어주고.
땡비님은 이 이후 내 배낭을 대신 들어주었고,
주유님은 교통사고로 인한 디스크 부상 후유증으로
자왕님은 무릎 상태가 좋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로를 응원하고 무사한 산행을 한 우리팀 짱이다.
지금이 바로 램브란트의 빛이라며 사진을 찍어주겠다던 주유님.
어떻게 사진기 앞에는 섰는데 사진 작가가 원하는 표정이 안나왔나보다.
"고동씨, 얼굴 가득 짜증이 있어요. 티나요~"
이 한마디에 빵 터졌다. 유머가 있으면 힘들어도 곧 기운이 차려지는 듯하다.
다리는 후덜거리는데 손까지 덜덜 떨리면 당분을 섭취해야할 때다.
초코바 먹고 오분 후면 어느새 멀쩡해진다.
산에서는 매번 인체의 신비로움을 느낀다.
온 몸을 쥐어짜 꼭대기를 올랐다.
눈썹달이 산봉우리를 비추고 있었다.
7시가 넘어가면서 해가졌다.
서쪽을 등지고 산행하느라 그래도 늦게까지 빛을 볼수 있었다.
그럼에도 곳곳에 보이는 '곰 출몰지역' 현수막이 불안하기는 했다.
저 봉우리 하나 넘으면 대피소가 나타날까?
이 산을 넘고, 두 세번의 바위와 계단을 넘고 대피소에 도착하니 9시다.
드디어 밥을 먹을 수 있다.
저녁 9시 감동의 만찬.
여기까지 이고 지고 온 삼겹살을 굽는다.
라면을 끓이고, 김치두루치기까지 맛보았다.
식량을 대부분 먹으니 남성멤버들의 짐도 어느정도 줄었으리라.
잠 안자고 18시간 산행이라니.
내일 아침 촛대봉에서의 일출을 보기 위해 4:30에 출발해야한다.
1박 3일 지리산 종주 무한도전은 다음날로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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