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의적으로 살아보겠다고 두 달간 글쓰기 수업을 들었다.
수업명도 창의성을 와락 키워줄 것만 같은 '창의적 글쓰기'다.
두번째 날부터 시작된 차 한 잔이 맥주 한 잔이 매주 이어져 여덟번째 종강때는최고조에 다달았다.
두 달의 한정된 시간 동안 가장 친해진 살가운 모임이 아닌가 싶다.
그 살가움의 정점에 저 편지가 있다.
수강생들에게 제공해준 티켓 사용 날짜가 지나 아쉬운 때에 남은 티켓을 보내주셨다.
사진전은 크게 기대하지 않았으나 이 귀찮은 날 귀찮은 몸을 이끌고
예술의 전당까지 간 이유는 이 살가운 편지에 대한 배신을 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한때 무엇때문인지 나에게 오해를 쌓은 지인에게 손으로 곱게 편지를 써서 보낸 적이 있다.
말로도 메신저로도 차 한잔으로도 도무지 이해를 시켜주지 않던 그에게 마음을 담아 써보냈었다.
몇 년을 같이 한 동료에게 최소한 예의는 있어야 하다 생각했기에 어느정도 내 심정을 이해할 줄 알았으나,
가벼이 무시당했다. 그 후로 몇 년 간 관계회복은 기대하지 않고 있다.
문득 편지란 것이 그저 살가운 마음의 전달이 아닌 그 살가움을 진심으로 받을 수 있는
상대에게만 유효한 커뮤니케이션 도구가 아닐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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