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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일 글쓰기

[100일 글쓰기] #34 잠재적 교육자 대학동기 언니를 만났다. 작가로 살겠다는 결심히 확고했던 사람이었다. 미국 유학을 다녀와 작업을 진행한다. 유학 후 한국에서 대학 강단에 서는 일반적인 절차 대신 다른 일을 하며 생활비를 벌었다. 강의를 하지 않은 이유는 강사가 메인 직업이 될 가능성을 배제하고 싶었고, 자리를 얻기 위해 정치를 해야 하는 것이 성향에 맞지 않았고, 강단 인맥을 통하지 않은 채로 작가로서 인정받고 싶어했다. 한 건축가를 만났다. 그가 설계한 건축물은 수상도 여러번 했을 정도로 실력있는 건축가였다. 그런데 그는 본업인 건축 설계보다 초등학교 아이들이 건축창의체험 교육에 더 신경을 쓰는 사람이었다. 건축의 완성도는 건축주가 누구냐에 따라 판이하게 달라진다고 한다. 건축주의 안목에 따라 완성도 있는 건축물이 탄생할 수도 있고,.. 더보기
[100일 글쓰기] #30 마라톤 서울하프마라톤에 참가했다. 몇달 전에 신청했다. 준비는 매일 10분 달리기를 2달여간 주3회 가량 뛴게 전부였다. 마라톤이 있는 주는 나름 고된 일정이어서 피곤했다. 그렇게 정신없이 마라톤 당일을 맞았다. 권장하는 스케줄은 대회 3시간 전에 간단한 아침 식사를 하고 몸을 푸는 거였다. 출발 시간이 8시이니 5시에는 일어나서 꾸역꾸역 밥을 먹어야 하는 것인데, 일찌감치 체력 소진으로 뻗는 아는 다음날 나는 6시 반 지인의 전화를 받고서야 후다닥 출발했다. 마라톤은 자기와의 싸움이라는데, 대회의 형식에서는 타인과의 경쟁을 벗어날 수 없다. 나를 앞질러가는 무수히 많은 사람들의 뒷모습을 보며 나는 혼자 달리던 마라톤이 그리웠다. 대회가 아닌 작은 그룹에서 마라톤을 경험한 이후로, 42.195km 풀 마라톤을 .. 더보기
[100일 글쓰기] #29 북청물장수 동네에 등축제가 한창이다. 등 디자인도 다양하다 한켠에는 뽀로로와 친구들이 있고, 어느곳에는 전통산수화를 표현한 설치물이 있다. 물지게 진 북청물장수를 표현한 등 조형물이 보였다. 조선후기 상업이 발달하면서 한양의 인구가 들어났다. 인구증가와 함께 내륙에서 사용할 식수가 부족해지면서 18세기 즈음에 물장수가 등장한다. 이들은 한강에서 물을 길어 필요한 곳에 물을 배달하던 사람들이다. 대부분 함경도 사람들이고 그중에서 북청 사람들이 많았다고 해서 북청물장수라는 말이 생겨났다. 1900년대 초 조선수도회사가 세워지고 상수도 시설이 가정으로 확산되면서 물장수라는 직업은 사라진다. 사람이 모이고 다양한 사업이 등장했다. 물장수는 아마도 가진 밑천이 없고 남은 것은 몸뿐인 사람들이 노동에 기대 생존할 수 있는 방.. 더보기
[100일 글쓰기] #28 미싱은 잘도 도네 아침 집을 나서는 길, 유투브 랜덤음악의 꼬리를 물고 노래를 찾는 사람들 사계가 나왔다. 네티즌의 덧글 커뮤니케이션을 보면 그 음악에 대한 공통 정서를 알 수 있다. 미싱이 뭐냐고 묻는 덧글도 있다. 사람들의 자발적 감상글이 올라온다. 빨간꽃 노란꽃 꽃밭 가득 피어도 하얀 나비 꽃 나비 담장위에 날아도 따스한 봄바람이 불고 또 불어도 미싱은 잘도도네 돌아가네 흰구름 솜구름 탐스러운 애기구름 짧은쌰쓰 짧은 치마 뜨거운 여름 소금땀 비지땀 흐르고 또 흘러도 미싱은 잘도 도네 돌아가네 저 하늘엔 별들이 밤새빛나고 찬바람 소슬바람 산 너머 부는 바람 간밤에 편지 한장 적어 실어 보내고 낙엽은 떨어지고 쌓이고 또 쌓여도 미싱은 잘도 도네 돌아가네 흰 눈이 온세상에 소복소복 쌓이면 하얀 공장 하얀 불빛 새하얀 얼굴.. 더보기
[100일 글쓰기] #2 말대꾸 아니에요 어릴적에 세상에 궁금한게 많던 나는 질문이 많았고 말로 표현하는걸 좋아하던 애였다. 세상의 이치를 알고 싶었다. 그런데 '왜 ?"라고 물으면 따박따박 말대꾸한다는 핀잔을 듣곤 했다. 밖에 나가서는 말 많이 하지 말고 나서지 말라는 주의와 함께. 학년이 올라갈수록 질문하는 법을 잊었다. 선생님들은 말없이 시키는 대로 따르는 학생들을 모범생이라고 여겼다. '저 할말 있어요. 말대꾸가 아니라 의견입니다.' 오늘 발견한 집 앞 초등학교에 붙어있던 현수막이다. 이제 우리나라 인식도 변하는구나 싶어 반가웠다. 그래, 얘들아 하고 싶은 말하고 자유롭게 표현하고 살렴. 1.9장 더보기
[100일 글쓰기] #1 하늘엔 조각구름 떠 있고 하늘엔 조각구름 떠 있고, 강물엔 유람선이 떠 있고... 1987년에 발표된 정수라의 '아!대한민국'의 첫소절이다. 하늘의 조각구름이라는 지극히 일상적인 가사가 30년 후에는 낮선 일상이 되었다. 3월에 제대로 된 하늘을 본 적이 없다. 뿌연 회색먼지 띠로 그득한 하늘은 외출이 두려울 정도로 위협적인 호흡 컨디션을 제공했다.오늘, 아침에 일어나 보니 하늘이 푸른색이다. 하늘이 보인다는 이유로, 뭉게구름이 떠 있다는 이유만으로 기적같은 하루가 시작된다. 당연한 것들이 당연한 것이 되는 날을 맞이하고 싶다. 1.8장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