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다분히 당황한 시간이었다. 명상수행이 끝나고 미산스님은 우리에게 말씀하셨다. '진심을 다해 여러분에게 삼배를 올리겠습니다. 당황하지 마시고 맞절로 답하지 마세요. 여러분은 온전한 존재입니다. 충분히 절을 받을만하다 생각하세요.' 그렇게 60여명의 사람들은 큰스님의 절을 받았다. 다음에는 조별로 모여 한 사람씩 돌아가며 절을 하고, 받는 시간을 가졌다. 나는 가뜩이나 절을 잘 하지도 못하는데다 치렁치렁한 치마를 입은터라 일어날 때마다 발에 감기는 치맛자락이 못내 거추장 스러웠다. 삼배를 여덟번을 했다. 등에 땀이 찼다. '당신은 온전한 존재입니다'를 되내이며 절을 하고, '나는 온전한 존재이다'라는 생각으로 절을 받았다. 절이란 것이 나를 낮출 수 있는 가장 최선의 방법인 것 같다. 고개를 숙인 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