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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기획&기록

[Buen camino] 산티아고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 2009.10.29 생 장 피드 포드 - 수비리 : 21km 어제의 약속대로 짐을 부치기 위해 마리아를 찾았다. 책, 배낭커버, 화장수, 여분의 바지도 1킬로가 나가길래 뺐다. 양말도 한켤래로 빨아신기로 했다. 그렇게 6킬로 감량에 성공. 그럼에도 저울에 잰 배낭무게는 14킬로...다들 혀를 내두른다. 카메라 2kg, 침낭2kg, 노트북 1.5kg, 그들의 기능을 유지하기 위한 아답터 무게가 1kg, 버리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나 노트북과 카메라는 포기 못하겠다. 그러니 이 부분은 내가 감내해야 할 무게였다. 9시 우체국 문이 열 때까지 마리아와 기다렸다. 십 오분 전 마리아는 테이프와 가위를 가지고 나왔다. 문이 열리기 전의 우체국 앞에서 나를 세워두고 빈 박스를 구하러 총총히 사라졌다. 한국까지의 배.. 더보기
[Buen camino] 쾌변과 함께 시작, 그러나 제자리걸음 2009.10.28 생 장 피드 포드 : 18km # 아침은 쾌변과 함께 아무리 가벼운 마음으로 떠나왔어도 명색이 순례여행인데 몸만큼은 긴장상태였을 거다. 그 긴장감은 대장까지만 전해졌는지 먹이를 고스란히 받아 물고 항문에서 배설을 못해준다. 어쩔 수 없이, 마그밀을 복용해주고 내일은 가벼운 장으로 산을 타야겠다 생각했다. ▲ 창문을 통해 본 새벽의 안개에 쌓인 생장의 아침 드디어 이 아침~ 배낭 싸느라 힘이 빠진 순간, 쾌변을 예감하는 신호가 오는 것이었다. 이 기회를 잡기 위해 나는 과감히 아침식사를 포기한다. 변기에 앉아 쾌변의 쾌감에 쾌재를 부르는 데 웬지 창문을 열고 싶었다. 화알~짝 열어젖히자 새벽 안개를 걷히며 찾아오는 여명이 장관이다. 이런 낭만적인 풍경을 화장실 변기에 걸터앉아 보게 될 .. 더보기
[Buen camino] 파리를 지나 생장으로 2009.10.27 프랑크 푸르트 공항의 환승거리만큼이나 파리 지하철의 환승도 환상적으로 길다. 야밤에 도착해서 씻고 어쩌고 다음날 일찍 기차역으로 향하느라 파리의 본 모습은 못 본다. 아침은 민박집에서 한식으로 제공한다. 밥,국,메인 반찬 1에 사이드 반찬 몇 가지를 제공하는데 당분간 구경하지 못할 마지막 한식인지라 열심히 먹었다. 바욘까지 TGV를 타고 생장까지는 갈아타야한다. 열차가 나란히 두 대 있는 것을 모르고 한 대만 해당 량을 찾느라 앞에 있는 차를 놓칠 뻔하다. TGV 고속철답게 귀가 멍멍하다. 검표원 한번 지난 후 별다른 사건은 없다. 6시간을 달리고 달려 환승 한 번 하고 또 1시간여를 달리면 생장이다. 생장이야말로 내가 드디어 유럽에 왔다는 사실을 실감하게 해준다. 순례길 문턱에 첫 .. 더보기
[Buen camino] 여행의 시작, 액땜으로 땜질하기 어쩐지 뭔가 불안했다. 인터넷에서 신청한 환전은 무사히 찾았고, 약국에 들러 맨소래담로션을 못산 것이 내심 맘에 걸렸으나, 그럭저럭 파스 몇장으로 버틸 수 있을 터였다. 이런 장거리 여행은 처음인데, 액땜 한 건 없이 너무 조용히 출발하는가 싶었다. 아뿔사... 핑크 점퍼를 기내에 놓고 내린 것이다. 환승 보딩 시간 현지시각으로 8시 05분 현재 시각 8시. 당장 루프탄자 항공카운터로 달려갔고 여차저차 한 끝에 결론 "고객님아~ 그냥 오는 길에 환승센터에서 받으삼. 우리가 잘 보호해두께 핑크 점퍼..." 매우 곤란한 상황에 그들은 영어-독일어를 자유자재로 구사한다. 그리하여 나는 바람막이 점퍼 구입에 쌩돈 몇 십 유로를 또 날리게 생겼구나~~~ 2009 santiago de compostella ⓒ co.. 더보기
[Buen camino] 연재를 시작하기에 앞서 - 센티, 산티아고엔 왜 갔나 고백컨대, '왜?' 냐는 물음에 나는 '그냥' 이라는 답을 할 뿐이다.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 순례의 길로도 알려진 그곳은 오로지 걸어서 여행하는 곳. 800 km에 달하는 길을 걸으려면 30여일이 훌쩍 넘는다. 연금술사로 잘 알려진 파울로 코엘료가 인생의 전환을 맞았다는 길. 소심하고 까칠한 여자라는 도보여행가 김남희가 걷고 온 길. 종교인에겐 성지순례의 한 코스라는 길. 그것이 대략 내가 알고 있던 길의 정보였다. 그 길을 알게 된건 작년 2월 다리에 깁스를 한 채 엉덩이로 방바닥을 기어다닐 때였다. 움직임으로 부터 자유롭지 못한 상황에서인지 그때부터 오래도록 걷는다는 행위를 환장할만큼 원했던 것 같다. 산티아고로부터 불어오는 자유의 바람은 슬슬 콧구멍을 간지럽히기 시작하여 가슴 한 켠을 후벼댔다... 더보기
타이페이, 센티의 생일선물로 진도 6.3의 강진을 주다 그동안은 날이 쨍쨍 해주더니, 태로각 가는 날... 하필 그날은 하늘에 빵구가 낫지 뭡니까. 자연의 어마어마한 스케일 이런거보단, 물안개와 빗줄기, 천둥소리 덕분에 전설의 고향을 보는듯한 무서움이 더 컸습니다. ^^ 어제 새벽 1시 좀 넘어선가... 잠이 들락 말락 하고 있는데 침대가 막 흔들리는 겁니다. 너무 피곤해서 현실 같은 꿈을 꾸는건가 싶었는데 그러기엔 잠도 깊이 들지 않았고, 몸 자체가 마구 흔들리는거에요. 순간...이게 바로 지진인건가? 머릿속엔 온갖 생각들이 막 지나갑니다. 빌딩 자체가 흐느적 흐물거리는 느낌...아실런가요. 한 5-7초 정도 였을텐데 끔찍했습니다. 잠은 홀딱 깨고 심장은 벌렁 거리는 것이 건물 밖을 나갈수도 없고 있자니 불안하고...멀 어쩔수가 없겠더군요. 무너진 건물에서.. 더보기
한우와 함께한 봄맞이 고단백 엠튀1 꽃피는 봄이 오니 웹팀의 처녀,총각,아줌마,아저씨들의 가심도 왈랑왈랑 꽃이 피었어요.그리하야 연례행사처럼 떠난 엠튀. 이번 엠튀만큼은 술먹고 떡실신 되지 말자고 다짐하며 우리의 권대님께서는 친히 먼저 답사를 다녀오시고 어떤 국내여행사 일정보다도 알찬 여행일정표를 만들어 공지를 때렸지요. ▼ 엠튀 전문 가이드 CYW(조영우)의 추천일정 일자장소일정안내1일차 (토요일)마리오타워중부고속도로 (휴게소)새말IC면온IC 휘닉스파크11:00 마리오타워 집결 출발(간단한 간식거리 지참 및 휴게소이용) 마리오타워 - 서해안고속도로 - 외곽순환 - 제2중부고속도로 - 영동고속도로 14:00 새말IC 우천막국수 중식 & 횡성한우 백화점(살치살, 등심, 제비추리 구입) 15:30 면온IC 휘닉스파크(http://www.pho.. 더보기
내소사 단풍구경 올해 봄에는 벚꽃철을 놓쳐. 겨울에는 첫 눈을 놓쳐... 이번 가을 쓸데없이 바쁜척 한다고 단풍하나 구경못하고 보낼까봐, 일명 전주투어를 기획했다. 김언니, 마데쏭이 전주시민인지라 두분이 내려가는 길에 차표 한장 낑구면 준비완료. 대대로 서울 출신인 센티여사는 [시골] 에 대한 로망이 있었더랬다. 전주비빔밥, 상다리가 부러지게 나온다는 한정식, 가을의 한옥마을.... 그리고 호남선을 첨 타보는 서울 촌년. 앞으로 전주 투어 이야기는 살살 하기로 하고... 우선 단풍놀이질과 기왓장 놀이질을 써보기로 하자. 전북 부안 내소사. 전주시내에서 약 40분정도 달려가면 붉은 단풍이 지지우리는 곳이 나온다. 단풍 끝자락이라그런지 인파들 많다. 순간 백석의 시가 생각난다. 시월 단풍은 아름다우나 사랑하기를 삼갈자니 울..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