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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기획&기록

[스페인-바르셀로나] 바르셀로나 3호선의 추억 : 때론 날치기도 추억이다. 11/14(토) 거한 한식을 먹고 오늘은 유레일패스를 신청해야 했다. 일요일 저녁 유레일을 타고 파리로 넘어갈 생각이었다. 파리에서 스페인으로 걸어서 국경을 넘었기에 열차가 이렇게 비쌀 줄 몰랐다. 155 유로. 그래도 야간열차 한번 누워서 가보고 싶은 로망. 실현 해보기로 하고 끊었다. 콘디션을 웬만큼 회복한 나는 지난 번 단념했던 오늘 몬주익에서 미술관로망 실현해보기로 작정. 준비물은 카메라, 바게트 스몰사이즈, 만다린 4알. 그럼 출발~~ ▲ 카탈류냐 미술관에서 바라몬 전망 걸음도 씩씩하게 에스파냐 역에서 내려 카탈류냐 미술관으로 갔다. 천년의 역사를 전시중이다. 학생이냐고 묻길래 옳다구나 싶어 예스했다. 그랬더니 5.90유로만 내란다. 일단 캐쥬얼에 책가방을 맨 수수한 차림과 뿔태 안경 화장기 없.. 더보기
[브루고스- 바르셀로나] : 야간 버스의 추억 11/12 (목) 8시간 밤을 달려 아침이 밝아올 무렵 바르셀로나 북부역에 떨어졌다. 이젠 세계 어느 곳을 가도 다 찾아갈 수 있을 것 같다. 터미널 밖으로 지하철을 찾아 타고 민박에 도착했다. 그 동안 닝닝한 바게트에 과일 등으로 식사를 했었기에 오랜만의 한식이 반가웠다. 일단 짐만 내려놓고 식탁 앞으로 끌어 앉혀졌고 곧이어 오랜만의 밥과 국을 구경하게 됐다. 반찬 가짓수를 줄여도 될 정도로 양도 많고 맛도 좋은 가정집 밥이었다. "우린 밥먹는다. 낼 당장 바르셀로나로 버스타고 오등가.. "라면서 문자를 찍던 그들이 생각났다. 이 맛이었군. 애초 바르셀로나는 계획이 없었다가 사고칠 듯한 예감과 센티 산티(아고) 프로젝트를 구상한다고 급 선회를 했기에 준비해온 자료가 없다. 민박집 사장님에게 바르셀로나 .. 더보기
카미노 후의 일상 1. 거꾸로 카미노에 빠지기 코엘료의 순례자를 이제 읽기 시작했다. 2. 고스란히 거친 섭생을 하고 있다. 그냥 자연스럽게 과식 안하고있단 소리다. 3. 산에 갈 일이 있으면 핑계안대고 간다. 회사에서 등반스케줄을 잡는데 예전같으면 안갈것도 한번쯤 참가해보게 된다. 절대 사장님이 등산화를 사줘서 그런거 아니다. (응?) 더보기
[Buen camino] 마지막 걸음은 나와 함께 2009.11.11 브루고스에서 하루종일 노닐기 어제는 피곤했던 모양인지 12시에 잠이 들었고 중간에 땀이 날 정도로 더워 입고 자던 스웨터를 벗느라 잠시 깨었던 것 빼고는 참 잘 잤다. 베드벅 걱정 없이 쾌적하게 잘 잔 날이다. 알베르게에서 또 묵는것은 불가능했고 8시부터 2시까지 알베르게가 문을 닫는 동안 짐을 맏기고 부르고스 시내 산책을 하기로 했다. 그동안 말수가 적었던 한 친구가 말을 건네온다. 안토니오다. 어제 타르코프스키의 안개 속에서 순식간에 사라진 야속한 친구다. 내가 찍은 사진을 보고 싶다며 블로그나 사이트가 있으면 알려 달라고 한다. 서로 메일을 교환하고 이번 여행은 블로그에 잘 정리해 두어야겠다 생각한다. 이미 벌써 해외의 독자 하나가 생기지 않았나. ‘센티’혹은 ‘진’으로 통하는 .. 더보기
[Buen camino] 오늘은 혼자 산 속 안개에서 길을 잃었어 2009.11.10 산 후안 드 오르테가-부르고스 : 26km 오늘 날씨는 어제보단 조금 나았다. 3킬로도 안 되는 길을 가뿐하게 주파. 이곳에 하나 있던 알베르게는 문을 닫았다. 어제의 알베르게에서 묵기를 잘한 일이다. 카미노에는 정보 공유가 쉽다. 다들 머무르는 곳이 비슷하기에. 아파르는 작은 마을이고 브루고스까지 21킬로가 남았다. 숲길 고개를 넘어가야 한다. 딸깍 발을 디디는데 엄청 커다란 개가 묶여있지도 않은 채로 앉아있었다. 지금까지의 경험으로 의례히 컹컹 짖어댈 거란 나의 조바심을 비웃기라도 하듯 나에겐 아무 관심 없다는 표정으로 먼 산을 바라봤고, 울타리 안에 있던 수십 마리의 양떼는 떼거지로 경계망 사이로 다가와 나를 물끄러미 바라봤다. 개는 양때에게만 관심이 있는 양치기 개였던 것이다... 더보기
[Buen camino] 말보다 더 통하는건 느낌 2009.11.09 벨로라도-아게아 : 24km "이봐, 아가씨. 일어나야지 않어?" 거북이 아저씨가 깨웠다. 어제 내 주위의 모든 소리는 코고는 소리였다. 참고 자느냐 배낭에서 귀마개를 꺼내느냐를 잠결에 고민하다가 귀마개를 사용하기로 했다. 아 정말 카미노는 다 좋은데 이 것만큼은 견디기 어렵다. 어제 들은 정보를 종합해보면, 앞으로 2일은 더 비가 올 것이며 (물론 어제와 같이 강풍을 동반한 비바람) 웬만한 알베르게는 문을 닫았으며, 12킬로지점에 있는 알베르게는 1시에 문을 여는데 예상대로면 12시도 안되게 도착. 앞으로 12킬로 지점의 알베르게는 거지소굴로 유명하다는 곳. 패스요함. 그리고 약 4킬로 떨어진 지점에 그나마 괜찮은 곳이 있다고 했음. 그러니 12시부터 16킬로를 더 걸어야 하는데 역.. 더보기
[Buen camino] 단 일주일이면 어떠한가 싱그러운 바람만으로도 족하다 2009.11.08 칼즈-벨로라도 : 23km 초반부터 비다. 앞으로 삼일간 비가 온다는데 징하다. 오늘 중간중간 마을이 있으니 비가 심하게 내릴 경우 벨로라도 까지 무리해서 오지 않을 생각이었다. 한 달 휴가를 신청하고 항공권을 발권할 때부터 지금까지 세세한 계획은 없었고 지금도 그러하다. 리턴일만 정해두고 카미노 길 위에서 마음이 가는대로 행동할 생각이다. 카미노에 겨울은 이렇게 오고 나는 이제 서서히 카미노 여정을 마무리 해야겠다. 같이 일주일을 걷고, 홀로 일주일을 걷고, 또 일주일은 홀로 대도시를 여행하고 나머지 사흘은 유럽을 오가는데 시간을 쓸 것이다. 첫 번째 마을 그라농에서 카페 솔로 한 잔을 마시고부터 비바람에 발걸음을 옮기기도 힘들었다. 가장 견디기 어려운 것은 얼굴을 향해 날아드는 빗.. 더보기
[Buen camino] 카미노의 겨울은 비와 함께 온다 2009.11.07 나헤라-칼즈 : 21.2km 출발부터 비가 올 듯한 하늘이기에 초반부터 판쵸를 뒤집어 썼다. 오늘 길은 비교적 수월했다. 한시간 반 만에 아스포르 마을에 도착했다. 아침을 치즈와 빵과 함께 마치고 카페에 들어가 에스프레소 한잔을 마셨다. 작디 작은 잔에 설탕 가득 한 스푼 넣으면 쓰고 달콥 쌉싸름한 깊은 맛에 중독된다. 걷다가 카페가 보이면 몸은 자동 반사로 들어간다. 산길에 들어서자 빗발이 거세지고 바닥은 순식간에 질척거린다. 처음엔 물이 닿지 않도록 신경 쓰다가 발바닥부터 빗물이 들어차고 부터는 자포자기 심정이 되었다. 그냥 막 걸었다. 발은 시려워도 걷다보니 열기가 생기면서 견딜만해졌다. 손과 귀가 시려워서 장갑 모자, 갖고 있던 옷을 다 꺼내 입었다. 내가 서 있는 곳은 막 겨..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