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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럼연극 후기 - 판을 깔아주는 조커

오늘 포럼연극 워크숍에 참여하고 왔다. 5시간 동안 12명의 참여자들이 배우로 참여해 즉흥극 한 편을 올린다! 

 

포럼(토론)연극이란 무대와 객석이라는 연극의 틀을 과감하게 깨뜨리고 극중 문제 상황에 대해 관객들이 자발적으로 다양한 의견을 제시하여 극의 줄거리를 새롭게 재구성하는 방식의 즉흥극이다. 극이 상연되는 도중에 등장 인물의 선택에 대해 관객이 문제를 제기하고 이에 대한 해결 방안을 제시하기도 하며, 극에 직접 개입하여 배우를 대신하여 무대에 올라 문제를 해결해 보기도 하는 관객 참여형 연극이다.

 

이곳엔 ‘조커’라는 이름을 가진 진행자가 있다. 처음 조커에 대한 소개할 때, 일종의 디렉터라고 설명하는데 귀가 번쩍 했다. 컨티뉴어스 학습모임에서 그릇이 넓다는 의미를 살펴보며 오펜하이머의 놀란 감독의 인터뷰를 함께 봤다. 놀란 감독이 생각하는 오펜하이머와의 공통점은 디렉터라는 것. 능력 있는 인재를 한데 모아서 역량을 집중해서 무언가 만들고, 관객에게 선보이게 할 수 있다는 점에서 그렇다는 것이었다. 

 

포럼연극에서 조커의 역할은 연극의 판을 깔아주는 사람이다. 관객과 배우가 너나 없이 무대에서 목소리를 펼치도록 초대하는 사람이다. 즉흥극을 완성하는 과정을 보면서 디렉터로서의 조커를 바라봤다. 

 

포럼연극의 제작과정은 토론을 통해 구체적 갈등이 담긴 짧은 장면을 줄거리로 만들기 10분, 등장 인물 정하고, 배역을 연기할 배우 캐스팅까지 5분, 그리고 배우들이 연습하는 10분간 나머지 관객은 무대를 세팅한다. 15분 후 바로 공연이 시작된다.  

 

15분 동안 만든 즉흥극은 훌륭했다. 내가 공감할 수 있는 줄거리로 진행되기도 한데다가 배역을 맏은 배우들의 연기도 무척 훌륭했다. 

 

공연은 두 번 진행된다. 배우들에 의해 통으로 한번 공연된 뒤, 두번째 공연에서는 조커의 진행으로 그 극의 문제점을 관객들과 배우들이 함께 고민하고 풀어가면서 직접 결말을 만들어간다. 조커는 관객과 배우가 문제에 적극 참여해 원하는 결말을 만들어가도록 목소리를 낼 수 있게 돕는다. 

 

그릇이 넓은 조커의 특성을 생각해본다. 배우들이 그들의 역할을 해내도록 판을 까는 것, 적재 적소에 관객에게 무대로의 초대를 건내는 것, 좋고 나쁨의 판단을 하지 않는 것, 상극의 힘도 활용하는 것, 다양한 의견을 존중하고 토론의 장으로 불러오는 것 등. 그래서 관객과 배우 표현의 억압 없는 카타르시스를 느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