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달간 근육통이 없었고 그만큼의 움직임이 없었던 것이 생각나 어제 운동뽐뿌가 올라왔다. 주말에는 지인과 산에 가기로 했다. 이왕 가는거 이번 산행으로 약간의 근육통을 얻으면 좋겠다 싶었다. 불암산 정상까지 다녀오는데 두시간 반, 4km정도 걸렸다. 아파트로 둘러쌓인 동네 산이라 자그마했다. 사람들도 옹기종기 모여서 산행을 한다. 코로나 이후의 산행의 변화는 마스크의 여부다. 호흡이 가빠 턱으로 내리다가도 멀리서 사람이 보이면 얼른 올려 쓴다. 정상에서도 사진 한 컷 남길 때 빼곤 다들 풀장착 마스크다.
정상에서 기념 사진을 지인이 찍어줬다. 여기에서 촬영하고 태극기가 있는 암벽까지 줄을 타고 올라간다. 대부분 사람들이 그렇게 간다. 장갑 없이 오른 나는 굳이 오르기를 포기한다. 대부분 그렇게 살았던 것 같다. 굳이 저 깃발 꼽힌데 까지 올라갔다 오지 않는 태도. 산 정상을 기어이 올라가려 하지 않았던 것. 이왕이면 올라가는 길과 내려가는 길이 달랐으면 하는 것, 올라가면서 보이는 풍경들을 가급적 눈에 담을 것 등.
산위에서 내려다보니 도미노를 세운듯 빡빡하게 들어찬 아파트만 보인다. 정상을 중심으로 오른쪽은 서울끝자락의 아파트가, 왼쪽은 경기도 남양주의 신축 아파트가 빡빡하다. 올라와서 내려다보면 뭘 그렇게 빡빡하게 살아야하나 싶다. 이렇게 한 번 세상을 내려다보고 힘내서 내려가 저 틈 어딘가에 뿌리내린 내 생활을 해야지.
산행하고 점심 먹고, 낮잠 한 숨 자고, 저녁에 지인과 수다 떨고 났더니 하루가 간다. 내일 아침에 일어났는데 온몸이 멀쩡하면 근육통 결재하러 가야겠다. 근성장 할 때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