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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기록/생활의 발견

두 이방인, 웃을수가 없었다



요즘 고학력 실업자 사태를 풍자한 코미디극이 인기인가보다.
두 남자가 등장해 서로 박사라고 부르며 본인들이 쓰는 논문을 칭찬해주며 대화를 풀어간다.
그들은 연봉 2억 5천을 보장하는 회사에 지원했으며 청년취업문제는 남의나라 이야기다.
한마디로 재수없다.

그러나 다음 장면에서 폭소가 터진다. 
이들이 서 있는 곳은 막노동 현장판이다. 
현장감독이 물건을 옮기라고 지시한다.
조그만 짐을 앞에 두고 이들은 지렛대의 원리를 운운하며 짐을 옮기려고 한다.
물리적인 완벽함을 위해 움직도르레를 설치해달라고 제안을 하기까지한다.
그런 꼴을 보다 못한 현장감독이 직접 해치운다. 
이들은 입만 살아있는 현장에서는 쓸모 없는 존재다. 

오, 웃기긴데 웃을수가 없다. 
앉아서 이방향 저방향만 입만 살아 나불대는 나를 발견하다.
박사님이 아닌 현장감독이 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