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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기록/생활의 발견

모두 처음 해보는 생존 경험


혼자 이사해 본 적이 없다.
어쩌다 보니 살던 원룸에서 단독주택으로 이사를 해야 했다.
직접 복덕방을 다니고 집을 보고 살 곳을 정하고 복비를 정산하고...
중고 가전제품을 찾아 재활용 센터를 뒤적인다.
집이나, 중고 가전이나 다리품 팔면 확실히 좋은 제품을 얻는다.
이사 비용도 만만찮다. 결국 몇군데 견적을 내보고 포장이사는 포기하고
직접 박스구해다가 짐을 포장해놨다.



처음 하는 이사라 짐 하나 싸는것도 불안했다. 하루에 몇개씩 미리미리 싸두었다.

짐은 많지 않았는데 박스로 포장해두니 꽤 많았다.





나는 특별히 가전 제품도 없고 옷가지와 책이 전부였다. (책은 이삿짐으로 최악이다. 아주 무겁다.)
개인용달에 짐을 같이 나를 기사 한분만 신청했다.

다행이 아저씨가 워낙 잘 운반해주시고 개별 바구니도 가득 싣고 와주셔셔 일일이 박스포장하지 않았어도 될뻔했다.

계약금 2만원, 13만원 현장 지급.





남산타워가 정면에서 보이는 내 방. 봄부터 겨울까지 이곳에서 9개월 잘 살았다.

올해 4월 남산의 중턱에 하얀 길이 보였는데 그게 벚꽃길이었다.  멀리서 꽃이 지고 잎이 돋고 초록이 무성해지는걸 지켜봤다.

창을 넘어 아래를 내려다보면 목련나무 한 그루가 보인다. 꽃이 피다가 지고 잎이 나고 다시 잎이 사라진 무심한 가지를 봤다.

그 두가지를 보면서 계절을 가늠한 방과도 이제는 작별이다.

잘 살았다.



앞으로 웬지 이사를 자주 다니게 될것 같은데 유용한 다짐을 해보자면...

살림을 사지 말자.

가구는 가급적 조립형으로 사서 유동적으로 쓰자.

물건은 제자리에 두고 정리정돈을 잘 해두자. 

책도 사지말고 빌리자. 사서 본 책은 다시 팔던가 공유경제 사이트에 맏기던가. 

내가 필요한 살림은 정말 작은데 쓸데 없는 물건을 없애는 습관을 들여야겠다.

이불, 책상, 노트북, 적당한 옷, 신발, 밥통을 비롯한 주방 식기 정도만.

아아 무소유화가 되어가는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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