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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기획&기록/동남아

[타이베이] 도시남녀의 야시시(夜時始) 타이베이


매년 이맘때쯤 전직원이 해외로 워크숍을 간다.
물망에 오른 여러 지역 중 익숙하진 않지만 은근히 친밀한 지역인 대만이 1순위로 올랐다.

거래처분들, 직원들의 부모님 등을 초청하여 연회장에서 식사와 함께 축하하는 행사를 열었다.
특히 올해는 창립 10주년이라는 의미가 각별한만큼 지나온 10년을 되돌아보고,
앞으로 다가올 10년을 잘 꾸려가기 위한한 다짐의 자리였다.

그리고.... 대만이라는 새로운 지역을 샅샅히 들춰보고 후기를 작성해야 하는 미션이 떨어진다.
이미 여행의 고수들인 여박이들의 주 업무가 새로운 여행지 발견해내고 상품도 소개하는것이 평소 업무인지라...
(못믿겠으면 다음링크를 참조하시라. 우리는 놀지 않았다. 우리는 진짜루 일을 했다니깐 [링크])

또한 매우 즐겁게도 잘 지은 여행기를 선별해 현금과 같이 쓸 수 있는 포인트도 준댄다. 일등이 50만포인트라나....
센티 이 소식을 접할때부터 눈에 불을 켜고 대만을 공부하기 시작했다. (머 꼭, 일등하고 싶어서 그랬던건 아니다.)
우선 여행의 컨셉부터 잡고 일정을 만들었다.
그리고..... 재밌어서 만족스러운 추억으로 여행기를 쓰는 지금까지 즐겁다.

평소에는 어떨지 몰라도 여행지에서는 까탈스럽지 않고, 소심하지 않으며, 일단 경험할건 다 해봐야 직성이 풀리는 사람들.
모든 일정은 센티에게 맡기겠다는 이들의 말에 감동하여 센티식 뒷골목 야시시 투어 완성되었다.

일시 : 2010.10.2~10.4 타이베이 2박3일

제목 도시남녀의 야시시(夜時始) 타이베이

컨셉 :
해질무렵부터 꾸물꾸물 올라오는 야간본능. 야간을 술을 푸는거라는 편견은 버리자.
외화 써가며 외국으로 날아왔는데 6시 기상 11시 취침. 혹은 술집가서 밤새 술먹기..이거 좀 아니지 않나?
야밤의 시간까지 알뜰히 불살라보는 도시남녀들이 있었으니...
이들의 여행 스따일이 바로 도시남녀의 야시시 투어 되겠다.

목표 :
- 최소한 관광객인 티를 내지 않는다.
- 일정이 짧으므로 외곽지역보다는 타이베이시를 탐험한다.
- 일반적인 스팟보다는 대만문화에 근접한 스팟을 찾는다.
- 밤에 더 즐거운 곳을 찾아본다 (이른바 클럽, 야시장)
- 머리위에 지붕을 이고 식사를 하지 말자. (레스토랑 보다는 이른바 길거리 음식을 다 휩쓴다. 路食)
- 이렇게 다니는데도 시간은 모자르니 쇼핑몰 근처에도 않을것.

일정 :
1일차 / 아시아나 (12:05) - 호텔체크인 - 중산역 예술영화관 & 카페거리산책 - 워크숍 - 클럽Luxy
2일차 / 조식 - 단수이 - 발맛사지 - 파리 - 공꾸안 - 전통찻집 
3일차 / 조식 - 주변산책 - 공항으로 아시아나 (3:35)



생전 처음 보는 남녀, 클럽으로 가다 - CLUB LUXY
워크숍 행사를 마치고 바로 숙면에 들긴 아쉽고 그렇다고 마땅히 관광할 시간도 아니어서 살짝 아쉬워하던 차에
센티의 야심찬 계획 클럽투어 합류하게 된것이다. 아~~~ 무서운 늦바람에 대만 클럽까지 살뜰히 챙기다.

꽤 유명하다고 하는 클럽 Luxy.
클럽 뒷편엔 해장카페가 있다. 해장카페가 뭣인고 하니 밤새 클럽에서 놀다가 우리 밤새 술마사고 놀고
동틀무렵 해장골목에서 국밥 한그릇 말듯, 이들은 클럽에서 밤새 놀고 뒷편 해장 카페에서 차 한잔 하면서
여흥의 마무리를 한다고 보면 되겠다. 
일행은 카페에서 시장기를 달래며 맥주나 한잔 하며 담소를 나누다 클럽 분위기가 아주~~무르익을 시간을 기다렸다. 



메뉴가 온통 한자로 나온 가운데 눈에 번쩍띈 한국 신라면. 역시 해장엔 한국라면이 최고야.



사진 왼쪽, 클럽 바로 뒷편 아기자기하게 모여있는 해장카페중 한 곳.
사진 오른쪽. 좌 cx항공 담당 상태씨, 우 pr 항공 진규씨. 사실 센티여사 이 두분 여기서 처음뵈었다.

입장료 600NT를 내면 팔에 스템프와 음료쿠폰을 한장 준다. 간단히 맥주나 칵테일과 교환할 수 있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이층으로 올라가는 순간 3차원의 공간이 나오는데 레이저 불빛이 교차하면서 착시효과를 낸다.  전체적인 분위기는 이름난 클럽답게 흥겹다. (물론 물도 좋다~~)



조금만 벗어나면 바다다- 단수이

찾아가는법 :  MRT 단수이역 하차하면 바로 이어져있음.

단수이강 하구에 모인 어촌마을이다.  
이국적인 항구풍경으로 지금은 여행객이 즐겨찾는 관광지가 되었고 영화 '말할수 없는 비밀' 촬영지로도 유명해졌다. 타이베이역에서 MRT로 30여분 떨어진 거리로 접근성도 좋다.



연인들의 데이트장소로도 유명한 단수이. 비오는 날의 대략적인 분위기는 바로 이렇다.




단수이 해안가를 따라가다보면 선착장이 나오는데 바로 이곳이 파리(八里)로 간다.
이지카드로 사용할 수 있다. 운임료는 20NT. 
 


강인지 바다인지 슬쩍 헛갈리리도 하다. 자전거를 대여해서 투어도 가능하다.
주말에는 아티스트들이 제작한 수공예품을 파는 장터도 열리고 작은 공연무대도 마련된다.
시민들의 피크닉 장소로도 많이 애용되는 듯하다.  







풋내음이 가득한 대학가 - 꽁꾸안

위치 : MRT 공관(公官)역에서 하차.

이 거리는 센티가 특히나 싸랑하는 곳이다.
MRT 공관(公官)역에서 내리면 국립타이완대학을 중심으로 대학생들이 복닥되는 젊은 거리가 펼쳐진다.
젊은 취향이 지배적이라 그런지 이탈리안, 태국, 베트남 등 세계의 대표음식을 맛볼 수 있는 외국 음식점 골목부터 간식거리까지 잘 차려진 식도락 좌판이 펼쳐진다. 게다가 가격부담도 적은편이다. 

꼭 소개해주고 싶은 먹거리가 있는데 전주차이나이다. 흑설탕에 타피오카를 졸여내어 흰우유와 분쇄한 얼음을 섞어 즉석에서 포장해준다. 센티가 강추하는 이 맛을 반신반의하는 일행은 한번 맛을 보더니 흠짓 놀라버린다.
순간 버블티 제조법을 전수받아 한국 체인화 사업을 의논했을 정도.






레스토랑은 가라, 식당말고 노점

찾아가는법 :  MRT 단수이역 하차하면 바로 이어져있음. 배를 타고 파리(八里)로 건너가면 먹자골목 엄청많음.
easy card로 이용가능. 왕복 40元.

온갖 먹거리들이 시장에 먹자골목에 널렸으니, 하나씩 맛만 보아도 일주일은 걸릴 듯하다.
노점먹거리 시식에 들어갔다. 비교적 다 먹을 만했고, 참 독특한 음식도 많았다.



메추리알을 하나하나 부쳐서 틀에 익힌다. 메추리알 후라이가 노릇하게 익을때쯤 홀랑 뒤집어 마져 익히고 꼬치에 꽂아놓으면 끝. 기호에 맞게 각종 소스를 뿌려먹으면 된다. 10원이었나?? 




좌 : 일명 회오리감자. 감자 한알을 저렇게 길다랗게 깍아 노릇하게 튀겨낸다.
우 : 대나무 즙 주스. 압착기로 즉석에서 뽑아낸다.




좌: 각종 어묵코너
우: 소세지요리. 대만에 소세지로 만든간식거리가 많다.




얇은 만두피에 저 안에 든 재료를 다 넣어 기름에 지진 후 끓는 소스에 살짝 담가 만두피에 간이 골고루 베이게 한다. 주먹만한 만두 그냥 통채로 베어먹으란다. 나무젓가락 이런거 안준다.




좌: 자잘한 오징어를 별다른 양념없이 삶아내어 슥슥 잘라서 포장해준다. 짭짤하다.
우: 달걀인줄 알았더니 오리알이란다. 즉석에서 쪄낸 알을 시식하라며 껍질채로 뭉텅뭉텅 잘라준다.  


대만공항에 내리는 순간 특유의 향신료냄새가 난다. 분명 그 묘한 냄새의 한 자락엔 취두부냄새도 섞였으리라 확신한다. 한국의 청국장을 능가하는 충격적인 냄새를 보유한 취더푸로 불리는 삭힌두부요리로 대만인들의 인기먹거리인데, 100m 전방에서도 취두부 노점이 있음을 알수 있을 정도의 강력함이다.
이번 여행에선 꼭 한번 먹어보겠다고 다짐을 하고 그나마 양념이 많이 된, 그래서 냄새가 덜할것 같은 놈을 골라 노점용 한끼 식탁에 가지런히 올렸다.



일행은 정중히 사양하는 가운데 센티본인만 시식에 들어갔다. 한입 떼어 먹는 순간, 오마이갓!!!  
30년 묵은 입냄새가 나와 혼연일체가 되어 영원히 사라지지 않을것 같은 암담함이 전해오며 꼬치를 들고 있던 손이 덜덜 떨리기 시작했다. 차마 뱉어내지도 못하고 꿀떡 삼켰다. 냄새가 고약해서 그렇지 맛은 그냥 두부다.




충격이 채 가시지 않은채, 맥주로 입안을 행구고 노점촬영.



이런 스팟 하나쯤 있어야 - 타이완 전통 찻집

위치 : MRT 공관(公官)역에서 하차. 대만대학 맞은편 롯데리아 뒷골목.

밤문화도 즐겨보고 온갖 먹거리들은 다 섭렵했다. 
먹고 놀고 즐거운 여행은 만족스러웠고 차문화로도 유명한 대만의 차문화를 소개해주고 싶었다. 
종종 차가 땡기는 날이면 인사동 단골 찻집에서 차 한잔을 하곤 하는데 이곳처럼 차문화를 제대로 체험할 수 있는 전통찻집은 아직 발견하지 못했다.



타이완 대학 뒷편으로 들어가면 주택가가 나오는데 주택을 개조해서 만든 아기자기한 카페들이 많다.
작년 출장으로 방문했을때 우연하게 발견한 카페가 있었다. 
전통찻집을 내주는 곳인데 신문기사등 언론에 소개된 스크랩을 전시한것으로 보아 대만에서는 꽤 유명한 찻집인 모양이다. 도란도란 이야기 나누면서 차를 즐기는 모습이 부러웠는지 그 당시 홀로 녹차를 홀짝이는 나는 다음번 여행에는 친구들과 함께 들러주리라 다짐했던 아늑한 곳이었는데 결국 다시 찾아오게되었다.




여전히 그곳을 지키던 주인여자는 차를 즐기는 법을 가르쳐준다.
찻입을 덜어내어 우려내는 동안 찻잔을 덥히고 찻잎을 거르고 각자의 잔에 따라내는 다소 복잡한 방법을 보여준후 나머지는 우리들에게 건네어주고 떠난다.




어느새 다도(茶度)를 이수받아 차 전문가가 되어 우리는 차의 세계로 인도하신 분이 있었으니, 그분은 바로
16년간 다도만을 연구하신 '녹차 신정준 선생'이다. 주전자에 한가득한 물이 다 없어질 때까지 맛있는 차를 우려내어 마시느라 시간은 한없이 깊어갔다.  


아침부터 밤까지, 아니 새벽까지 요렇게 대만시내 구석구석을 찾아다닌 여행이었다.
속편히 발도편히 고민없이 즐기며 돌아다닌 대만, 볼수록 매력있는 도시다.
대만의 흥취는 뭐니뭐니해도 뒷골목 구석구석이다.


대만에 대해 더 궁금하다면 아래링크를 참고하시라~
http://tourinfo.tourbaksa.com/tour_info/citymap/china_taipe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