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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기록

밤의 시지프스, 가위눌림


시절이 하수상하여 내 몸에도 이상증세가 발견되었다. 증세가 시작된건 3주정도 되었다. 
잠자리에 들 때마가 가위를 눌렸다. 일주일은 그냥 넘겼다.

내가 경험하는 가위눌림현상은 이렇다.
설핏 잠들었는데 몸 전체를 짓누르는 압박감이들면 이때부터는 괴로운 시간이 시작된다는 의미다.
이 상황을 의식하는 순간부터는 억지로 몸을 뒤척여 몸을 깨워야 한다. 손가락 하나 움직이는것이 
바위를 나르는 것보다 힘겹다. 가위눌림현상을 졸음이 온다는 이유로 무시하면?
그땐 더 강한 압박감에 시달려야한다.

가장 환장하겠는건, 애써 몸을 움직이고 까무룩 쓰러지면 같은 씨름을 또 해야 한다는 점이다.
끝없이 돌을 밀어올려야 하는 시지프스의 반복되는 고통과 다를 바 없다.

심령술 이런거 믿지는 않지만 혹시나 하여 머리맡에 손톱깎이도 놓아보고,
잠자리 방향도 바꿔보고 다른 장소에서 자기도 했지만 소용 없었다.

의학적으로 설명하는 가위눌림현상은 몸과 뇌의 부조화다. 
깊은 잠에 빠진 몸과 달리 뇌가 앝은 잠에 들었다 깨었을때,
몸은 뇌의 움직이는 명령을 받아들이지 못한다. 
자각하지 못하는 몸으로 인해 뇌는 엄청난 스트레스 받는다고한다.
이때 뇌는 귀신형상이나 이상한 소리를 만들어낸다고 한다. 그래서인가
2주차 쯤에는 벽에 걸린 모자와 목도리를 보고 사람의 환영으로 착각하기까지 했다.

한밤에는 가위와 씨름하느라 잠을 못자고 동이 터오를 쯤 자게 되고 겨우겨우 출근했다.
그러다보니 늘상 낮 시간엔 피곤했고 의욕도 사라졌다.
외적으로는 까칠한 피부 생기없는 뺨 빛을 잃은 눈동자. 
일주일간 만나는 사람들마나 내 신변에 무슨 일 있냐는 염려를 많이했다.

2주간 잠을 못자자 분명 '기'가 약해졌을거라는 나홀로 진단법으로
평소 진맥을 짚는다면 이분께 가야지하는 한의원장님을 찾아갔다.
장이 부어있고, 소화가 안되는 상태와 머리에 열이 뻗치는 상태로 
'화병' 이라는 진맥결과가 나왔다. 

4개월간 체중 조절 한다고 야채위주의 식단이 문제인가 싶어 고기를 먹은것도 도움이 못되었다.
고기를 먹어 배가 나왔나 했는데 장이 부어서일수도 있다는 진맥이라니.
러닝과 근력운동을 했는데 단 일주일만에 배가 나올리가 없다고 
주장을 했으나 억울하게도 가족들은 믿어주지 않았다.

그 와중에 허리 인대도 삐끗하여 제대로 앉아있기도 힘들어
직장생활 최초로 병가까지 내는 처지가 되었다.
지금은 약을 먹은지 5일째에 접어든다. 가위와의 씨름을 전혀 안 하진 않는다.
다만 정도는 덜해진게 약효덕인지, 병가로 낸 덕에 집에서 퍼져 있을 수 있어서인지는 아직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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