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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화사

연말특집_망상 해수욕장엔 마알간 해가 떴었지 내가 상상해온 해맞이 풍경. 조용한 바닷가 뒤곁엔 따뜻한 캠핑카(혹은 작은 텐트여도 된다.) 가 있고, 앞엔 모닥불이 가물가물 졸고 있다. 낚시용 휴대의자에 앉아 무릎담요를 덮고 따끈한 커피잔을 쥐고 있다. 도란도란 이야기 나누며 새해의 계획에 설레어한다. 멀리서 동이 터오면 덕담을 주고 받는다.... 내 상상속 로망은 그렇다...... 철야 명상 후 새벽예불까지 마치고 서둘러 해돋이 차비를 한다. 다섯시였던가, 일출이 바로 보이는 동해 망상 해수욕장으로 차로 이동. 해뜨는 시각이 7시 28분이라고 하니 두시간여를 기다려야한다. 축제는 한창이었다. 숫제 오일장에 노래자랑팀이 촬영나온 것 같다. 검은 바다를 배경으로 볼륨을 최대로 높인 스피커에서는 경쾌한 트롯이 흐르고 건물의 횟집과 통닭집은 저마다 색색으.. 더보기
연말특집_2012년, 나이 한살을 꼭꼭 씹어먹었지 새벽 4시 예불을 드리러 잠시 일어났다. 잠시 구들장에서 쉬다가 아침공양을 하러 간다. 배가 채워진 몸은 다시 뜨끈한 구들장을 찾아 밀착이 된다. 그렇게 날이 밝는다. 계산은 잘못되었다. 연말은 어디를 가도 성수기였다. 이곳도 다르지 않았다. 연말 일출을 보겠다는 가족단위, 커플들이 끊임없이 채워진다. 산사에 스스로 갖혀 한해를 정리하고 새 날을 계획하자는 다짐따위. 이 분위기에 나홀로 사색 어울릴 리가 없었다. 에라이 모르겠다. 다시 구들장. 이대로 해가 지고 나면 2012년이 되는거구나 싶은 허망함 속에 자정 행사에 동참하기로 했다. 한 방에 30명이 자야 하는 가운데 간절히 고요함을 찾던 나를 배려해서인지 관리하는 분이 이날 하루 특별히 2인실을 배정해주었다. 저녁예불 참석, 저녁식사 공양 후 또 .. 더보기
연말 특집_동해까지 와서 히치하이킹 매년 연말 상 퍼주는 시상식 보며 통닭 뜯는 것도 더는 못하겠다 싶을 때 오래전부터 해보고 싶었던 일 한가지가 떠올랐다. 늘 은밀한 소망으로 간직하고 있던 '떠나 있기' 이다. 조용한 산사에 방 한 칸 빌려서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고 책 읽고 정리도 하고 나만의 시간 갖기. 오래전 처음 템플스테이란걸 경험한 삼화사가 떠올랐다. 이 절의 특징은 템플스테이처럼 빡빡한 일정대로 움직이는 것이 아닌 말그대로 유유자적한 시간을 보내도록 휴식형 템플스테이를 운영한다. 새벽, 저녁 예불과 세끼 식사 시간만 지키면 된다. 동서울 터미널에서 동해까지 3시간 40분. 고속도로의 로망. 휴게소. 버터를 발라 철판에 익힌 알감자도 먹고 옥수수도 뜯어가며 설레었다. 동해는 당연히 종착점이겠지 하며 멍 때리며 중간에 사람들이 모..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