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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기록

[상추쌈 프로젝트] 삶의 뿌리는 키만큼 깊도다



5월 15일에 가져다 심은 모종들이 어느정도 자랐다.
식물이 참으로 놀랍다. 야들야들한 잎이 바람에 찢기면 어쩌나 노심초사한 마음이 무색하다.
보름남짓만에 저렇게 풍성한 잎으로 변모하다니.
가장 키우기 만만한 상추라 해도 사람 일생으로 치면 순간에 푸른 청년이 되어 버렸다. 






내친김에 토마토 모종도 심어봤다.
노란 꽃도 피웠다. 저들의 꽃 하나가 하나의 토마토 알을 키워내는 것이겠다.  
꽃 한 송이에 토마토 한 알이라 생각하니 눈물겹다. 




자그마한 모종들을 심고 가꾸는데 유독 잡초들이 눈에 띈다.
상추들이야 내가 가져다 심었으니 이들의 존재는 내가 갖다 꽃은 것이고
애초에 있지도 않고 내가 가져다 심지 않은 식물들이 눈에 띈다.
잡초라 불리는 것들이다.
질기기도 하지 누구의 시선과 관심도 받지 못하는 것들이 어느새 한뼘씩 삐죽이 솟아왔다.
잡초는 무릇 뿌리째 뽑아야 귀찮게 하지 않는다는 이야기가 생각나 뿌리째 캐보았다. 
뿌리는 깊고도 깊어 캐내는데 시간을 솔찬히 잡아먹는다.
실같은 뿌리는 퍼져나가 흙 덩어리를 감싸고 있는데 거름덩어리 위주로 감싸고 있다.
키만큼 자라려면 그만큼의 깊은 뿌리가 필요했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저 심연에서 하루하루 뿌리 내리는데 심혈을 기울였을 잡초를 생각하니
너희들을 몽창 뽑아 낸것이 조금 미안할 지경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