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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여행칼럼

[월간 VIVID BNT] 여행, 평소 꿈꾸던 대범한 일을 기획해보자

이비자 (Ibiza) 스페인에 있는 작은 섬이다. 제주도의 절반크기쯤 된다. 작년 여름 휴가. 스페인의 많고 많은 휴양지 중에서 이비자를택한 이유는 이렇다.
첫째, 복합문화유산지로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록되어있을 정도의 아름다운 자연유산을 볼 수 있다는 점. 둘째, 그런 섬에서 5월~9월까지 최고의 클럽파티가 열린다는 것 이었다. 데이빗 게타, 티에스코 등 세계적인 DJ들이 매일 밤 파티를 벌이는 곳. 헐리웃 스타들의 휴양지로 은밀하게 회자되는 곳이다.

이비자가 클럽으로 활기를 띄는 때는 5월~10월 초다. 그 사이에도 클럽은 운영하지만 매일같이 있는 파티 이벤트는 없다. 10월이 넘어가고 가을, 겨울이 되면 이비자는 고요한 휴양섬이 된다. 야누스의 섬. 이 두 가지 사실만으로 나는 낮에 빛나는 에메랄드 빛 지중해와 젊음이 터져 나올듯한 열정의 밤의 대조적인 이미지를 떠올렸다.

대한민국에서 일반적인 사람들이 클럽문화를 즐기기엔 장벽은 높은편이다. 드라마나 영화에서 보여주는 왜곡된 정보에서 나온 편견이 반. 스스로 클럽문화와 거리가 멀다고 진단한 경우 반.

그런데 언젠가 정말 우연히 클럽을 한번 가보고 나는 내가 가진 편견이 꽤 두터웠음을 알았다. 우선 클럽의 구성은 DJ가 중심이다. 그 와중에 술, 담배도 있고. 찐한 애정행각도 있다. 그런데 중심은 DJ이다. 어떤 성향의 DJ이냐에 따라 클럽의 분위기가 많이 변한다. 어쩌면 평생 경험해보지 못할 클럽문화를 대범하게 해외로 나가 본격 실행해보기로 결심한 것도 억울함에서 나온 심리일게다.

술에 취한 젊은 청춘들의 난동이 걱정이 되기도 했지만 정신 없는자유분방함으로 인식되는 이미지와 달리 직접 느낀 그곳은 자유롭
고, 자유롭고 자유로웠다는 정도. 그것은 이비자라서 뿐이 아닌 유럽의 전반적인 인상이었다. 남녀노소 몸매에 아랑곳 하지 않고 비키
니 혹은 상의 탈의로 온몸으로 햇살을 만끽하는 모습이랄지. 키스정도는 연인의 기본 애정 표현으로 치는 문화랄지. 남의 시선에 내
자연스러움이 구속 받지 않고 삶을 즐기는 태도가 장착된 자들만의문화가 그 본질이었다.

클럽도 그렇다. 꼭 멋진 춤 솜씨가 필요한 것도 아니고 자기 필 충만하게 음악을 즐겨보는 것. 심장이 쿵쿵대는 스피커에 가슴 가는
대로 움직여 보라는 것. 예뻐 보일 필요도 예뻐야 할 필요도 없는것. 타인의 시선에 지배당해 살아온 자에겐 꽤 충격적인 문화였으리라. 그러다가 나도 음악에 몸을 까딱여보고, 소극적인 탱크탑을 구입해서 입고 해변에 누워보기도 하고 그랬다.

올해는 할 일이 있다. 바로 나처럼‘소심한 자아'를 가진 모범 청춘을 위한 이비자 클럽투어를 기획하는 것이다. 바르셀로나로 입국하여 이비자에 국내선으로 이동하고 며칠을 보내고 다시 바르셀로나를 통해 귀국한다. 일단 바르셀로나에 도착하면 체크인하고 잠시 쉰다. 그리고 12시에 활동재개 한다. 날이 밝으면 정오까지 자고 해변에서 태닝하면서 낮잠을 즐긴다. 과감히 시티 투어 따윈 포기한다.

이정도 일정을 소화하려면 짐이 무거우면 쓸데없이 힘이 든다. 비키니 하나랑 간단한 클럽 복장만 갖고 온다. 혹여 유럽인들과 파티 복장이 비교되면 싼 옷 하나 사면된다. 여름 한 철 휴가지에서 입고 버릴 싸고 예쁜 옷들이 카탈류냐 광장 곳곳에 널리고 널렸다. 저녁도 챙겨먹고 호텔에서 휴식을 취하고 12시에 신데렐라가 될 준비를한다.

섹시웨이브 따윈 안중에도 없이 클럽을 즐기는 거다. 이렇게 며칠보내고 나면 드디어 소심하고 매사 심드렁한 자아는 남의 눈치 안 보는 위대하고 뻔뻔한 자아로 탈바꿈할지도 모른다.어떤가, 섹시웨이브 따위는 개나 줘버려!! 라고 외치며 동행하지 않겠는가?

글,사진 박현진 (www.sentipark.com



이글은 김경호의 BNT News International 에 기고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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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럼이라고 하기 부족하지만, 글을 실을 지면의 기회가 생겨 얼른 잡았다.  
부끄럽지만 이렇게 공개하고 쌓이는 가운데 발전을 기대한다. 해보는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