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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기록/생활의 발견

국철에서 만난 우연한 죽음

서울에서 충청도까지 연결해주는 대한민국 지하철. 
어제는 충청도로 전차를 타고 소풍을 떠났다.
소풍의 목적지는 천안 아라리오 갤러리. 
 
말이 소풍이지 목적은 지인과 봄날의 수다였다.
한참 수다를 떨고 있는데 천안역을 몇 정거장 앞두로 열차가 덜컹 멈춰버렸다.
우리는 열차의 맨 앞에 탑승하고 있었는데 잠시 후 기관사실 문을 벌컥 열리더니
붉게 상기된 얼굴의 기관사가 나와 맨 뒤 차량으로 달려갔다.

예상치 못찬 시간에 엉뚱한 장소에서 알수 없는 이유로 갖혀있는 동안
약간의 불안감과 답답함을 달래며 달릴 때는 안전과 보호의 의무를 하던 문이
지금같은 상황에서는 탈출의 대상이 될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하며 지루함을 달랬다.
게다가 우리는 오랜 시간을 서서 왔기에 달리지 않는 차량에서 서 있기는 더 괴로웠다.

곧 기관사의 당황함이 역력한 방송이 흘렀다.
"선로에 시체가 쓰러져있어 열차를 잠시 멈춥니다. 사고수습 후 출발하겠습니다. 잠시만 기다려주세요."
동물의 사체가 철로에 걸렸겠거니... 하는 추측에서 시신이라는 인식을 하고나자
차량 안에 있던 대부분의 탑승객들이 동요했다.
'사체'가 아닌 '시체'라는 단어가 주는 음습한 기운이
봄날의 소풍을 기획하던 우리의 일상과는 묘하게 대조적이었다.


그 시간에 있었던 어제 그 사건이 생각나 뉴스를 살펴보니 한 건이 검색된다.
어떤사고였을까.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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