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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기록/생활의 발견

[100일 글쓰기] #75 인체의 신비

요즘 요가를 배운다. 오늘은 특별히 네띠 실습을 했다. 네띠는 목이 가늘고 긴 주전자를 사용해 콧 속을 세척한다. 고개를 숙이고 돌려서 한쪽 콧구멍에 주전자를 대고 반대 콧구멍으로 물이 나오게 한다. 이 순간에는 입으로 호흡해야 한다. 선생님의 시범을 보고 충격과 공포가 있었는데 결국은 따라하긴 했다.

따듯한 소금물이 들어오는데 잠시 정신이 아득했다. 차가운 수영장에 들어갈때 잔뜩 긴장하고 입수했는데 막상 수온이 따듯한 때 갑작스레 포근함이 느껴지는 기분이었다.

네띠는 체온에 가까운 온도의 정수된 물과 간수가 빠진 소금을 사용한다. 이렇게 콧 속을 세척하면 노페물도 빠지고 상처가 있는 부분은 소금물이 붓기를 가라앉혀 주는 효과도 있다. 머리도 맑아져 명상하는데 큰 도움을 준다고 한다. 비염 환자들에게 아주 좋은 솔루션이 될 것 같다.

나는 뭔가 어설프게 진행된 것 같다. 개운하기 보단 뭔가 찝찔한 느낌이 들었다. 곧 그 이유가 밝혀졌는다. 이완 동작을 하다가 허리를 숙였는데 코에서 물이 줄줄 나왔다. 황당함이 가시고 내 콧속 공간이 그렇게 넓고 깊었던가 하는 생각에 인체의 신비를 느낀다.


2.94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