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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기록/생활의 발견

[100일 글쓰기] #55 편집은 창작

내 생에 단테를 만날 날이 있을까? 그가 남긴 작품 '신곡'은 예술사에서 한 번 들었던 기억이 있다. 신곡은 지옥편, 연옥편, 천국편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지옥편이 가장 잘 알려져 있다. 로뎅의 '지옥의 문'도 지옥편에서 영감을 얻었다는 정도가 내가 아는 단테와 신곡에 대한 전부다. 우연하게 단테가 그린 지옥도를 살펴볼 기회가 있었다. 

 에니어그램은 사람을 9가지 성격으로 분류하는 성격 유형 지표이자 인간이해의 틀로 기원전 2,500년 경 부터 구전으로 전해저 왔다고 한다. 단테 이야기를 하다가 갑자기 왜 에니어그램으로 화재가 넘어왔다. 단테의 지옥도를 에니어그램을 통해 구경할수 있었기 때문이다. 얼마전 '지대넓얕'(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이라는 팟캐스트에서 김도인 이라는 여성 패널이 단테의 신곡을 다루는 걸 들었다. 놀랍게도 지옥으로 가는 영혼의 특징을 에니어그램의 유형과 매칭 시켜 설명하고 있었다. 

 예를 들어 지옥은 입구와 지하세계의 9칸으로 총 10단계로 구성되는데 지옥의 입구에는 에니어그램 9번 유형이 간다는 식이다. 왜냐하면 9번은 갈등을 회피하는 평화주의자로 강박적인 이타심을 보인다. 따라서 자신이 에너지도 없는데 타인에게 빼앗긴다. 수동적, 자기희생, 거절하지 못한다. 그로 인해 성격적 장애가 나타나는데 정신적인 나태가 발생할 수 있다. 단테는 자기가 뭘 원하는지도 모르고 재능을 발휘하지 않고 썩혔기에 죄가 된다고 본다. 받게 되는 벌은 벌에 쏘이고 구더기가 살을 파먹는 다는 설명까지 해준다. 

 두시간에 걸쳐 열심히 듣고 지옥도를 도표까지 만들어 공부하게 되었다. 편집은 창작에 준하는 생산활동이다. 그녀의 편집력에 감탄을 보낸다.



4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