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3 졸업을 앞두고 졸업식 날을 기다리며 오전등교만 하던 며칠이었다. 뚜렷한 목적이 없는 등교였기에 당연히 면학분위기 따위는 있지도 않았다. 선생들도 아이들의 소란을 굳이 잠재우지 않고 넘기는 기간이었다. 학교에서는 교육적인 영화를 의례적으로 틀어주었는데 교실 앞 천장에 매달린 TV브라운관 에서는 쉴새업이 교양 영화가 상영 되곤 했다.

그렇게 몇 개의 교양 영화를 몇편을 봤는지 영화가 나오긴 했는지, 무심히 시간을 보냈다. 어느날 눈에 들어온 영화가 임권택 감독의 서편제였다. 50여명이 떠드는 가운데 나만 유독 귀를 귀 울이며 그 영화에 집중해 봤던 것 같다. 문학 소녀이기도 했던 나였는데, 소설가 이청준의 소설을 찾아 읽는데 재미를 붙였을 때였다. 그리고 아무래도 저 영화 내용이 이청준의 소설과 닮았다는 생각을 했다.

종종 서편제 ost를 찾아 듣곤 한다. 어제 무슨 바람에서 였는지 유투브를 뒤져 서편제 콘텐츠를 찾아봤다. 영화 클라이막스의 클립을 감상했다. 몇 년 전 등록된 영상인데 최근까지도 댓글이 달리고 있었다. 20년은 더 된 영화를 잊지 않고 감상을 적은 글이 대부분이었다. 애초에 영화 개봉이 3류 상영관이었는데, 몇달 입소문이 나더니 단성사에서 6개월 장기상영에 100만 관객을 들였다고. 93년도에는 이례적인 수치였을 거다.

서편제의 원작에 해당하는 이청준의 소설집 '남도사람'이 1976년 발표되었고, 영화는 1993년에 개봉했다. 그 뒤로 서편제는 다양한 콘텐츠로 만들어졌다. 뮤지컬 서편제는 2010년에 초연해 판소리와 대중음악의 크로스오버를 보여줬고, 2013년에는 창극으로도 만들어져 전통극을 감상할 수 있었다.

20세기와 21세기를 잇는 힘, 문화의 힘을 나는 서편제를 통해 느낀다. 


4.1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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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코치 박현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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