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현진의 Be-Origin 인터뷰  

[행복한 의료인이 되는 길 탁종석 간호사]

이제 더이상 남자간호사는 생소한 직업이 아니다. 입시 시즌 전국의 간호대학에 지원하는 남학생 비율률이 늘고 있다는 뉴스도 새롭지 않다. 그런 세태를 반영하듯 요즘 의학 드라마에서는 남자 간호사도 등장한다. 

전화기를 통해 들려온 쾌할하고 유쾌한 목소리의 소유자 탁간호사와 인터뷰 약속을 하고 분당서울대병원 로비에서 만났다. 듬직한 체격의 그는 얼굴 한가들 미소를 띄고 있었다. 그런 미소는 살뜰히 환자를 살피는 간호사의 몸에 밴 습관 같았다. 행복한 의료인으로서 살고 있는 간호사 탁종석씨를 만나 간호사로 사는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Q. 현재 하고 있는 일을 소개해주세요. 
분당서울대학교병원 공공의료사업단에서 불우환자돕기후원기금 운영 및 관리와 
해외의료봉사와 국내의료봉사를 담당하는 간호사입니다. 


Q. 간호사가 된 계기가 있나요?
고등학교 3학년 진로에 대해 생각하고 있던 중, 먼저 간호대학교 졸업을 앞두고 있던
친누나의 적극적인 추천과 도움으로 간호학과를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Q. 남자 간호사의 비율이 증가하는 추세라는데 어느정도 인가요? 
2014년 면허 등록 한 남자간호사는 2.3%으로 7천명입니다. 
재학중인 간호학과 학생 중 남자는16%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2016년 국가고시 합격자(1만 8천여명) 중 남자비율은 10% (1천7백여명)로 
매년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추세입니다. 


2013년 인도네시아 의료봉사


Q. 8년 간호사로 근무하는 동안 여러 과를 옮겨다니셨다고 들었습니다. 각 과의 특징과 일을 설명해주세요. 
2009년 입사 때 처음 발령 받은 곳은 수술실이었습니다. 수술실이라 하면 보통 무섭고 징그러운 장면을 떠올립니다. 저 역시 그랬습니다. 누워있는 환자의 배를 칼로 가르고 여러 신체조직을 만지면서 수술하는 모습에 많은 거부감을 느꼈습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뿐 나의 도움으로 단 한명의 환자를 위해 서로 손을 맞추며 치료하고 생명을 구해내는 모습에 감동했습니다. 

수술실에는 서로 다른 진료과가 38개의 수술실에서 수술을 하고 있습니다. 많은 진료과가 일하고 있는 만큼 수술실은 우스갯 소리로 “10년 동안 신입직원이다” 라는 말이 있습니다. 한 수술실에 적응되면 또 다른 수술실로 가서 새로운 것을 익히고 또 다시 옮기고 이렇게 계속 옮기게 됩니다.  저는 입사 후 비뇨기과, 산부인과, 정형외과를 순서대로 돌면서 수술에 대해 적응하게 되었습니다. 

수술실에서 간호사가 하는 일은 수술기구를 의사에게 전달하는 단순한 업무라 생각 할 수 있지만 그건 매우 큰 착각입니다. 수술을 하기 위해 환자가 들어오고 나가는데 까지 간호사의 손길이 안 미치는 곳이 없습니다. 한 명의 수술을 하기 위해 수술기구를 멸균하고, 수술에 필요한 물품을 준비합니다. 환자가 들어오면 정서적인 지지를 해줍니다. 더불어 혹시 모를 안전을 위해 여러 번 확인도 합니다. 수술 후에도 이 수술이 정확하게 된 건지 재확인 하는 것이 간호사의 역할입니다. 
수술에 임함에도 처음부터 끝까지 모든 과정을 숙지하고 있어야 원활한 수술로 진행될 수 있습니다. 


각 과의 특징을 말하면 먼저 비뇨기과는 주로 남자분들의 생식계 질환을, 산부인과에서는 여자분들의 질환을 주로 수술하였습니다. 이중 비뇨기과에서는 야구를 하던 중 포수를 하면서 야구공이 바로 급소(고환)에 날라와 한쪽이 터져 응급수술을 한 사람, 음경에 암세포가 생겨 음경을 절제한 환자를, 산부인과에서는 해외에서 유학중인 고등학생 여자분이 거대한 난소 물혹으로 임신의심을 받아 혼난 환자, 결혼을 앞두고 자궁암으로 세상을 등진 환자, 출산 도중 과도한 출혈로 피를 흘리며 수술 문을 박차고 들어온 환자 등 많은 사연의 환자를 접하게 되었습니다. 정형외과에서는 지뢰를 밟아 한쪽 다리를 잃은 군인, 오토바이를 타다 다친 학생, 얼음판에 미끄러져 고관절이 뿌러진 할머니 등 사고와 퇴행성으로 불편을 호소하던 분들의 수술을 진행하였습니다. 


몽골 심장병 환아 치료후 방문 사진



Q. 일하시면서 가장 보람될 때가 언제예요? 
캄보디아 의료봉사 때 선천적으로 심장기형을 갖고 태어난 아이가 있었습니다. 이 아이는 태어났을 때 자동적으로 막혀야 될 심장의 구멍이 안 막히게 되면서 전신으로 펴져야 될 피가 엉뚱한 구멍으로 새어나가게 되면서 호흡도 힘들고 밥 먹기도 힘들고 활동하기 힘들어 하는 아이였습니다. 
주먹만한 심장은 보상작용으로 축구공만하게 커지게 되었고 입술과 손가락에는 피가 제대로 전달되지 않아 파랗게 질려있었습니다. 이 아이는 바로 심장수술을 통해 심장의 구멍을 모두 막아주었고 이제는 숨쉬는 것도 운동하는 것도 일반적인 아이와 똑같이 되었습니다.
수술을 받고 회복한 아이는 말은 통하지 않지만 저를 꼭 안아주면서 어쿤(감사합니다)이러며 눈물을 흘렸습니다. 그 아이이의 어머니는 감사의 표현을 담아 없는 형편에 시장에 가서 과자를 사와 저희에게 주면서 볼 때마다 두 손을 모으며 감사하다고 인사해 주었습니다. 저의 작은 재능으로 한 아이와 그 가족의 행복을 다시 찾아준 보람을 느꼈습니다.
 

Q. 남자 간호사로서 좋은 점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첫째는 힘입니다. 간호사라는 직업은 아무래도 몸을 많이 쓰는 일을 합니다. 누워만 계시는 환자분들의 욕창을 방지하고자 자주 자세를 바꿔 주는 등의 모든 행위를 몸으로 해야 하기 때문에 힘쓰는 일에는 아무래도 여자보다는 남자들의 역할이 큽니다. 
둘째는 의견 조율입니다. 일선에서 일을 하다보면 환자와 다른 직종의 직원들과 의견이 부딪힐 때가 가끔 있습니다. 그때도 남성으로서의 사회성이라고 할까요? 그런 협상과 조율이 효과적으로 풀릴 때가 있습니다.


Q. 간호사의 진로도 다양하다고 들었습니다. 병원 외에 어떤 방향이 있을까요? 
가. 소방공무원 
나. 각종 보험회사 보험 심사간호사 
다. 교정직공무원 
라. 보건교사(양호교사) 
마. 장기이식센터 이식 상담사 
바. 보건소 및 도청 공무원 
사. 산업체 간호사 
아. 보험공단 심사평가원 
자. 군대 간호장교 
차. 의료기기관련회사 취업 
카. 연구관련 전문회사 취업
타. 교수 


Q. 내 인생의 3대 사건을 말해줄 수 있나요? 
첫번째는 간호사가 된 계기이기도 한 어머니의 병원생활입니다. 저의 어머니는 제가 고등학교 3학년때 1년 동안 병원에만 계셨습니다. 주말이면 항상 어머니를 뵙기 위해 춘천성심병원으로 가게 되었고, 몸이 불편하신 어머니를 항상 보살펴야 겠다라는 책임감이 지금의 저를 만들 수 있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두번째는 부서이동입니다. 캄보디아 심장센터 걸립과 관련하여 공공의료사업단에서는 수술장출신의 남자간호사를 희망하였고, 때마침 수술실에서 근무중인 저는 공공의료사업단으로 부서 발령을 받게 되었습니다. 항상 사람을 만나는 것과, 새로운 도전을 좋아하는 저로써 천직인 것 마냥 모든일이 흥미진진하고 재미 있었습니다. 

세번째는 결혼입니다. 2014년 5월 수술실에서 만난 2년 선배 간호사와 백년가약을 맺었습니다. 항상 서로를 존경하고 제가 하고 싶은 일에 아무런 이유를 묻지 않고 적극적인 지지를 해주는 아내입니다. 

의료봉사 동료들과



Q. 의료봉사를 많이 하시는데 현장의 일은 어떤거에요? 
세 가지로 나뉠 수 있습니다. 
첫째, 국내의료봉사는 지역선정을 통해 해당 지역의 어려운 환자를 대상으로 정형외과, 신경외과, 안과, 소아과, 내과 등 다양한 진료과를 구성하여 검진버스(x-ray, 혈액검사, 초음파 검사 등)의 다양한 장비를 가지고 그 지역의 환자들의 건강을 책임지고 있습니다. 의료봉사도중 질환이 의심이 되면 병원 외래로 예약을 잡아 검사부터 치료까지의 진료비를 별도로 지원해 주고 있습니다. 

둘째, 재난지역 의료봉사. 국가의 중요한 재난지역이 발생할 경우 응급의학과, 각 진료과의 의료진을 구성하여 특수 장비버스와, 함께 재난지역으로 출발합니다.(ex 세월호 등) 

셋째, 해외 의료봉사. 아직 세계 곳곳에는 의료기술의 낙후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치료도 한 번 못받고 생을 마감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빈민국을 위해 그곳에서 현장 수술을 진행하여 치료를 해주고 현지의 의사들과 간호사를 교육하여 그곳에서 자생적으로 수술할 수 있도록 전반적인 의료봉사를 기획, 관리하고 있습니다. 
현재 인도네시아, 베트남, 미얀마, 캄보디아, 우즈베키스탄, 몽골등 다양한 나라에 가서 의료봉사를 진행하고 있으며, 특히 캄보디아는 현지병원에 심장수술이 가능할 수 있도록 수술장비를 지원하였습니다. 1년에 2차례 의료진을 구성하여 현지에 선천적인 심장기형을 갖고 태어난 아이들을 위해 수술을 해주고 있습니다. 
의료봉사를 앞두고 사전에 방문하여 환자를 몰색하고 수술 명단을 확보 후 수술에 필요한 의료진 구성, 물품 준비, 현지 입국과 관련된 사항, 사후 관리 등 전반적인 모든 구성을 기획하고 운영하고 있습니다. 



Q. 간호사를 꿈꾸는 학생들에게 조언을 해주신다면요? 
간호사는 생명을 다루는 의료인으로서 책임감과 전문성을 갖춰야 합니다. 때문에 간호사란 직업 자체가 결국 쉬운 직종이 아닙니다. 해외에서는 3D 업종으로 여길 만큼 힘든 직업인건 사실입니다. 4년 동안의 전공 과목 수련, 국가고시 등 많은 과정을 거쳐야 합니다. 또한 병원 입사 후에는 더욱 더 전문적인 교육, 3교대 근무, 환자와의 갈등, 정보화 사회로 인한 고객 수준 향상, 생명을 다루는 책임감 등 많은 고충이 따릅니다. 
하지만 대기업 만큼의 연봉, 복리후생, 다양한 취업전망, 재취업 가능 등 다양한 혜택이 있는데 그 중 가장 큰 매력은 나로 인해 타인을 살리고, 그들에게 웃음을 되돌려줄 수 있다는 것입니다. 


Q. 간호사님이 생각하는 공부란 무엇인가요?
인생의 목표를 이루기 위한 하나의 과정이라 생각합니다. 누나의 권유로 간호대에 진학했지만 처음에는 적응을 못하고 방황했습니다. 외워야 할 것도 많고 공부 자체도 어려운데 여학생들이 또 공부를 엄청 잘하니까요. 지금이야 간호대에 남성비율이 80명 정원에 20명이지 제가 대학생일 당시는 5명이었거든요. 그러니 대충 성적이 그려지죠? 
그러다 군대에 갔다가 복학을 했는데 입대 전에 같이 놀던 남학생 친구들이 저를 배신하고 엄청 공부를 하는거에요. 놀 친구도 없고 나라고 못할게 있나 싶어서 책을 잡게 되었어요. 할만하더라고요. 그때 공부를 해내면서 저는 저를 믿게 되었어요. 앞으로도 제가 목표한 일을 하기 위해 필요한 공부들을 꾸준히 해 나갈 예정입니다. 
 

Q. 앞으로의 꿈, 목표는 무엇인가요? 
유니세프처럼 큰 기금을 운영하는 세계에서 인정하는 후원단체 설립자가 되고 싶습니다. 대한민국, 나아가 세계각국의 빈민국가가 식량이 없어 굶어 죽고 치료비와 의술이 없어 생을 일찍 마감하고 있습니다. 이런 슬픈 일들이 지구상에서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래서 현재 직무에 최선을 다해 충실히 임하고 있습니다. 분당서울대학교병원에서 불우환자돕기 기금 관리 운영과 세계 빈민국가에 수술센터 설립하는 일입니다. 제가 갖고 있는 간호사라는 직무적 능력과 인간미 있는 친화력으로 그 꿈을 이루기 위해 성장할 계획입니다.


탁종석 간호사와 인터뷰를 진행중인 박현진 대표



남자간호사가 아닌 간호사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던 시간이었다. 식량이 없어 굶어 죽고 치료비와 의술이 없어 생을 일찍 마감해야 하는 슬픈 일들이 지구상에서 사라지게 하기 위해 오늘도 일하는 탁종석 간호사. 타인을 살리고, 그들에게 웃음을 되돌려줄 수 있는 사람으로, 간호 실무와 의료지원 행정력을 갖춘 인재로, 그가 꿈꾸는 세계가 인정하는 후원단체를 이끄는 꿈을 이뤄나가길 응원한다. 



공부(工夫)는 쿵푸다. 쿵푸란 심신의 수련의로 어느 분야에서 기술을 갈고 닦아 탁월한 경지에 오름을 의미한다. 지금까지는 시험을 잘 봐서 성적을 잘내는 것이 공부를 잘한다는 인식이었고, 대학-대기업으로 이어지는 절차가 성공한 인생이라는 공식이 무너지고 있다. 인공지능이 인간의 일자리를 대체하고 청년실업이 일상화되고 있는 이때 청소년들의 바른 진로는 어떻게 찾아야할까? 


국민가수이자 해밀학교 이사장인 인순이가 나섰다. 청소년들의 다양한 진로 가능성을 탐구하고 자기만의 공부를 찾아볼 장을 열어주고자 한달에 한 번 토크쇼 ‘호모쿵푸스’를 연다. 자기만의 공부로 심신을 수련한 공부하는 인간 ‘호모쿵푸스’를 게스트로 모시고 진로와 공부에 관한 이야기를 나눈다. 12월의 게스트는 남자 간호사 탁종석씨와 함께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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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코치 박현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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