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여름 더위는 대단했다. 

나는 그 여름을 견디기 위해 검은색 시스루 나시와 

린넨소재의 바지 몇벌과 샌들로 여름을 보냈다. 

긴장이 필요없는 편한 옷 덕분인지 

아침저녁으로 찬바람이 날 무렵, 늘어난 나의 체중과 마주해야했다. 


그리고 하필이면 고맘 때에 남 앞에 서야 할 일들이 정기적으로 생겨나고 있었다. 

옷 쇼핑을 하면 그중 절반은 망하는 놀라운 쇼핑력의 소유자인데다가 

그새 늘어난 사이즈로 인해 더욱 선택의 공포를 느끼던 중 이를 해결해줄 구세주, 

스타일PD 이진영 대표가 떠올랐고 그녀에게 SOS를 보냈다.

 

“살이 쪘고, 작년에 멀쩡히 입던 옷이 거짓말같이 안어울려요. 

격식은 있지만 노티나지 않는 옷이 필요해요. 

나는 쇼핑만 하면 망해서, 쇼핑 공포증이 있어요.” 


나의 절규와도 같은 고민을 듣고 그녀는 흔쾌히 내 스타일을 컨설팅해주기로 했다. 

그녀와 세번의 만남으로 나는 올 초겨울까지의 기본 스타일을 만들수 있었다. 

지금부터 나의 스타일 진단부터 스타일링까지의 경험을 나눠보고자 한다. 



첫번째 만남 - 00백화점


“미팅 장소가 어디에요? 그 근처 백화점에서 만나요.”


백화점. 쇼핑은 주로 아울렛에서 하던 나에게 백화점은 낮설고 부담스운 존재였다. 

백화점에서 옷을 사려면 예산을 얼마나 마련해야 할까? 속으로 고민하며 첫 미팅에 나갔다. 


“저는 백화점에서 옷은 잘 안사요. 그리고 브랜드도 잘 몰라요. 

진짜 괜찮은 아이템이 보이면 구매할 수는 있지만, 여기서 옷을 살 일은 별로 없을거에요.”


옷을 안 살거면서 백화점에는 왜 오자고 한 것인가? 

나의 생각을 읽기라도 한 양, 그녀는 줄줄이 답을 한다. 

백화점에서 만나자고 한 이유가 있어요.


"첫째, 고객의 취향을 여기서 알아봐요. 고객이 고르는 옷들을 보면서 

그 사람이 좋아하는 스타일을 살펴보는거죠. 제가 생각했던 컨셉에 조화도 시켜보고요. 


둘째, 다양한 컨셉을 도전하며 입어볼 수 있잖아요눈으로 볼 때는 예뻐도 막상 입어보면 아닌 경우가 많거든요. 

고객이 골라서 입어보며 개인이 해왔던 잘못된 쇼핑을 알아보고 본인의 체형도 살펴보고 

저도 스타일 지도를 통해 새로운 변화를 그려보게 되는거죠. 


셋째, 사이즈가 다양해요. 백화점은 보세옷들에 비해 다양한 사이즈가 넉넉하게 구비되어 있어요. 

내 사이즈 대로 여러 스타일을 입어보며 한정지었던 새로운 핏과 디자인을 찾아볼수 있죠."


일단 백화점 매장에서는 내가 원하는 스타일을 

입어볼 수 있으므로 내 맘에 드는 옷들을 입어봤다. 

주로 내가 그동안 쇼핑할 때 골랐던 스타일은 두 가지로 나뉜다. 


첫번째는 아방가르드. 언밸런스하고 자유롭다. 한마디로 홍대스타일이다. 

약간은 늘어지고, 넉넉하고 길이가 다르고 레이어드 되는 스타일.

어떻게 보면 없어보이기까지 하다. 


두번째는 남을 의식해서 입는 정장이다. 

비교적 각이 잘 떨어지는. 그리고 그런 옷을 입고 있으면 몸에 긴장이 든다. 

그리고 대부분 너의 직업은 ‘강사’이냐…라는 전형적인 반응을 보인다. 


없어보이는 것도 싫고 강사로 보이는 것도 싫다. 

내 스타일이 그렇게 극단적으로 갈리는 것도 싫다.


이 둘을 잘 결합한 스타일을 찾고 싶었다. 그리고 오래지 않아 그런 스타일을 찾아냈다.

그것은 바로 ‘무심한 듯 시크한’ 스타일이었다. 

날 선 다리미질은 피했지만 선은 살아있고, 자유스럽지만 날티나지는 않는다. 

격식이 있지만 지나치게 갖춰입지는 않는… 그 무엇.  


내가 말해놓고도 뻘줌한 그 문장. 

무심한듯 시크하게에 대한 이미지를 그녀는 바로 머릿속에 입력하고 

우리는 백화점 구석구석을 돌아다니기 시작했다. 


몇번 옷을 갈아입는 것을 본 후 그녀는 나의 체형의 장단을 파악하고 본격적인 추천에 나섰다. 

그리고 나 또한 자연스럽게 내 체형을 커버하면서 예쁜 옷의 실루엣을 찾아보았다. 


하고 많은 옷들 중에 매장에 걸린 쫄티를 나에게 권한다. 


"이거 입어보시고, 구매하시면 좋겠어요. 울소재로 이런 디자인이 나오기 힘들어요. 

체형도 커버하고 소재도 좋아요. 오래 입을수 있는 옷이에요."


쫄쫄이 목티. 몸매의 굴곡을 그대로 드러내줄것 같은,

그래서 나온 굴곡도 도드라지게 보일것 같은 옷이었다.

내 눈 앞에 백장이 놓여 있어도 쳐다도 안봤을, 나라면 절대 고르지 않을 옷이었다. 

그런데 막상 입어보니 교묘하게 커버가 되고 조금은 내 자신에게 자신감이 슬슬 올라오기 시작했다

두 시간을 둘러보고 내가 원하는 스타일을 찾았고, 나에게 맞는 소재를 익혔다. 


두번째 미팅은 보세옷 시장인 동대문쪽이나 숨겨진 옷들이 많은 아울렛에서 만날 계획이다.. 

이제 서부터는 저렴한 가격으로 본격 스타일 쇼핑에 나선다.

다음 미팅이 기다려진다.




혼자서는 절대 사지 않았을 쫄티. 

가느다란 가슴가인의 스트라이프와 

복부의 검은 밴드가 글러머한 착시를 주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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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코치 박현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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