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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기록/생활의 발견

말을 잘 한다는 것

넌 경청의 자세가 부족해.
라고 둘도없는 친구가 내게 충고를 했다.
친구이니깐 이런말을 할수 있기도 했고, 친구이니까 경청을 못해주기도 했다.

말하기 좋아하고, 말하면서 복잡한 생각을 정리하는게 습관인 나에게
(친구에게 만큼은) 경청의 미덕을 살리긴 힘들어서였다.

나는 수다쟁이였다. 스스로 말을 잘 한다고 여겼고, 
온갖 의성.의태어를 선보이며 희한한 비유와 흉내를 내면서
참 창조적인 말발이라고 착각도 했다.
그래서 스스로 도취되어 뱉어내는 말에 처음에는 재미있게 듣다가도 
곧 지치는거다.

말을 맛깔스럽게 잘 한다는 것과
콘텐츠가 많아 말을 잘 하는 것은 참 다르다.

전자의 경우는 수다를 다양한 표현의 배합으로 떠들어대는것이고
후자의 경우는 오랜 세월 축적된 지식을 다양한 사례를 들어 말을 펼칠 수 있는 것이다.

평소 수다쟁이쪽에 가까운 나는 
후자에 해당하는 스승님을 만나서는 그냥 듣고 있는 얌전한 침묵쟁이가 되어버렸다. 
해박한 지식과 콘텐츠 하나 놓치지 않으려면 말할 새 없이 듣는데 집중해야한다. 

컨텐츠 없는 내 수다를 아니, 소음을 들어준 내 친구는 말도 못하고 얼마나 고역이었나 싶다.
알맹이 없는 수다를 들어준 내 친구야.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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