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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기획&기록/한국

월정사와 춘천의 산토리니



시월 단풍은 아름다우나 사랑하기를 삼갈 것이니

울어서도 다하지 못한 독한 원한이 

빨간 자주(紫朱)로 지지우리지 않느뇨




백석의 시가 생각나는 가을이다.

옥계 여성수련원에서 춘천으로 향하는 길. 

눈앞에 '월정사'란 팻말이 들어온다. 


지식소통 조연심 대표님 왈 (曰)


'월정사 들렀다 갈까?'

'오예~'


오랜 호흡으로 장단이 딱딱 맞는다. 


여행이 일이고 일하는게 여행인 것, 

24시간 일 24시간 놀이로 사는게 내 생활신조인 것, 

일상 여행 플랫폼을 만들겠다고 창업씩이나 했던 것,

이 모든 것을 MU에서 실행하고 있다. 


전국을 일하러 다니면서 틈틈히 짬을 내고 여행을 하는 것. 


회사 다닐때도 점심시간은 여유롭게 일상 여행을 하겠다며 

샌드위치를 들고 남산주변을 산책하며 눈을 반짝이던 것처럼

강원도-춘천 사이에 월정사로의 잠시 일탈도 좋겠다.


작년 부산으로 향하는 길에도 '순천만 정원 박람회'란 팻말에 꽃혀 

바로 순천 샛길로 향했더랬지.




월정사의 단풍은 이미 한창이었다. 

흐트러진 붉은 낙옆이 쌓인 바닥으로 시선을 향했다. 

입구 바닥에 폰카를 들이대는 샘에게 점잖게 조언질을 했다. 

밧데리 아껴요, 매달린 단풍찍기도 벅찬데 떨어진 낙엽까지 신경쓰지 맙시다. 








4시 35분경. 해가 떨어지기 직전의 시간은 

단풍이 가장 단풍 답게 만드는 절정의 시간이었다.

붉게 타들어가는 단풍이란 이를 두고 하는 말이야. 

거만하게 손흔드는 애들사이로, 저 넘어 나같은 황금 색 봤어? 라며 단풍이 문 넘어로 유혹한다. 




오 당신에게 어찌 달려가지 않을 수 있겠사옵니까.

끌리듯 딸려가는 조연심 샘.






우리는 가장 축복스러운 빛의 한가운데 있었다는 사실을 이 시간 이후로 자각할 수 있었다.

4시 35분에서 50분까지 약 15분 가장 아름다운 풍경을 봤다.

이시간 이후의 단풍은 그냥저냥 붉고 노란 낙엽이었을 뿐...

사진가들이 왜 빛에 집착하여 단 한 컷을 얻기 위해 하루를 보내는지 알 수 있는 경험이었다. 





절정의 빛을 보고  다시 입구로 왔을때,  떨어진 낙엽은 그냥 쓰레기로 보였다.






이후 서둘러 마음을 수습하고 춘천으로 가속. 

강원도청 여성청소년가족과 김영녀 과장님이 기다리고 계셨다. 

그리스의 산토리니 섬을 옮겨다 놓은듯한 곳. 레스토랑 산토리니.






산토리니 

033-242-3010강원 춘천시 동면 장학리 144-16





레스토랑에서 수경재배를 하는 채소가 즉석 재배해 샐러드로 나온다.

친환경 무농약..
















이로서 강릉의 사천해변에서 옥계, 월정사를 찍고 춘천에서 서울로 돌아오니 자정이되었다. 

다음날 7시부터 미팅을 위해 우리의 체력은 고갈 직전까지 갔고

도저히 집에서 왕복하는 것은 다음날 약속 펑크내기 딱인 조건인 바,

현명한 판단을 하여 마사지와 숫가마가 있는 사무실 근처 찜질방으로 직행.

다음날 새벽 5시 반부터 다음일정을 준비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