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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기록/강연.모임후기

HSS 8번째 세미나 - 건축가 조한 교수의 '공간의 기억 기억의 공간' by 퍼스널브랜드PD박현진

Human Space Society 여덟번째 세미나

공간의 기억 기억의 공간

2014.07.15 PM 7:30 @ 위아카이와 자이아코리아

홍익대학교 건축대학 교수





축가 조한 교수는 홍익대학교 건축학과, 예일대학교 건축대학원을 졸업한 뒤 

지금은 홍익대학교 건축대학 교수로 재직 중이다. 

아울러 한디자인(HAHN Design) 및 ‘생성/생태’건축철학연구소 대표로 건축, 철학, 영화, 종교에 관한

다양한 작품과 글을 통해 건축과 여러 분야의 접목을 꾀하고 있다. 

2009년 젊은 건축가상, 2010년 서울특별시 건축상을 받은 

그의 대표작품으로는 M+, P-house, LUMA, White Chapel 등이 있다.


오 프닝으로 한동안 화제의 중심이었던 '응답하라 1994'의 한 장면으로 시작했다.

배경음악이 '듀스'의 '여름 안에서'였습니다. 그 세대에 있었던 사람들은

이 음악을 통해서 1994를 추억할 수가 있다

그 외에도 매직아이, 삐삐 등 그 시대의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몇 가지 아이템들이 있죠. 드라마 1994는 왜 감동일까? 바로 ‘기억을 떠올리기 때문’이다.

'기억 자체'와 '기억을 떠올리는 것' 다르다고 한다. 

길을 걷다 향기를 맡았는데 예전 연인이 쓰던 향수와 같은 향기일 경우처럼, 

엄마의 기억으로 눈물이 울컥 난달지 하는 것은 기억을 떠올리는 것처럼.


베르그 선생은 시간과 공간을 이렇게 정의했다. 

공간: 시, 분, 초, 정량적/균질적(정도의 차이) = 공간화된 시간, 양적인 움직임

시간: 지속, 정성적/이질적 (종류의 차이) = 진정한 시간, 질적인 움직임 


시 간의 건축으로 대표적인 것이 종묘다. 오래된 것에서 나오는 묘한 아우라를 느낄 수 있다. 

조한 교수는 시간의 켜가 쌓여있는 옥인동을 참 좋아한다고 한다.

돌출식 창문, 일제식 양옥, 버려진 폐가, 90년대에 크게 유행한 화강암 건축물,

100년의 시간의 켜가 쌓인 공간이 있는 곳이라 시간 여행하는 느낌이 든다고 한다.




오래된 공간이 가진 오래된 냄새... 이상이 살던 집터에는 축 축한 가운데 이끼의 냄새가 있다. 

윤동주 문학관은 시공간의 진수가 있다. 

문학관을 지을 때 뒤편에 있던 물탱크실도 함께 건축으로 포함시켰다고 한다. 

두 개의 방으로 이뤄진 물탱크실은 물때의 높이가 고스란히 흔적에 남아있는 텅빈 중정이 되었다. 

물때가 주는 묘한 촉감, 물 냄새가 날 것만 같은 묘한 느낌이 든다. 

물탱크실 두 개 중 나머지 하나는 윤동주 일대기 영상물을 볼 수 있는 영상실이다.


대 오서점은 현재 책을 판매하고 있지는 않다. 

이곳의 오래된 책 냄새도 뭉클함을 느끼게 된다. 

40년을 자라난 담쟁이덩굴. 바람에 따라 손짓하는 덩굴. 

파란색 나비 같은 움직임은 다른 시간의 경험을 준다.

담쟁이덩굴이 자연상태에서는 그냥 잡초. 건축이라는 배경에서는 도드라지는 자연이다.


참 여자에게 실습의 시간도 주었다. '눈을 감고 좋은 장소를 떠올려보라'고 주문했다.

강사의 얼굴에 집중하라고도 했다. 

(기억을 떠올리려고 집중할수록 교수님의 얼굴에 집중할 수 없게 된다.^^) 

사람들은 기억이 떠오르지 않으면 눈을 감는다고 한다.

심지어 눈이 뒤로 돌아가기도 한다. 기억을 떠올리는 데 눈이 중요하지 않다.  




라파엘의 ‘아테네 학당’ 아리스토텔레스는 시각이 제일 중요한 감각이라고 했다. 

진리를 꿰뚫어 볼 수 있다는 이유에서였다.

본다는 것. 나와 너를 나눔을 의미한다.

시각이 가장 중요한 감각이긴 하지만 젤 근원적 감각은 촉각이다.




칸트 - '나는 생각한다 존재한다.' (공간에서 몸 밖에서)
데카르트 - '나는 느낀다, 고로 존재한다.' (시간 속에 몸으로)


시간 속 공간에서 공간을 눈으로 보는 것에서 몸으로 느끼는 것에 대한 탐구로 이어졌다. 

DDP의 건물 속에서 느낀 독특한 경험을 설명해주었다.

DDP는 제일 잘 지어진 건물중 하나이지만 특정 규칙에 대한 강박증. 대칭, 균형이 있는 공간이다. 

아무런 소음도 없는 하얀 공간 속을 걷는 동안 엄청난 불편과 불안을 느꼈다고 했다. 

그것은 바로 몸이 어떤 감각도 인지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비로소 밖으로 나와 일상적인 소음, 몸의 감각을 느꼈을 때 편안함을 느낄 수 있었다고 한다. 






서울의 인상적인 스팟을 공유해주었다. 광화문 충격적인 경험이었다고 한다. 

당시 서울을 떠나있다가 완공되고 돌아왔는데 도심 한복판의 광장인 오픈스페이스를 기대했으나 결과는...

홍대 앞 서교365도 인상적인 장소로 소개했다. 

기찻길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있다

현재 앞면인 건물은 사실 기찻길을 등진 건물로 원래는 건물의 뒷면이다. 

신 사동은 건물이 전부 가면을 쓰고 있는 건물이다. 

겉면만을 리모델링해서 앞은 모던하고 도시적이지만  뒷면은 원래의 건축물을 볼 수 있었다. 

유럽을 동경해 아치 형태의 건축물이 많았지만 2000년이 되면서

고루함을 상징해 리모델링으로 지워나가는 중이라고 한다.


'시간의 공간에 왜 끌릴까요? 시간의 느낌은 왜 감동일까요?' 다시 묻는다.

오래된 벽돌, 조선 시대 숭례문을 담은 사진과 

현대에 복원된 모습의 숭례문 이미지를 보여주고 선호도를 조사해보았다.

대부분 새것보다는 손때가 묻은 오래된 자연적인 느낌을 좋다고 했습니다.


토니오 다마시오 신경학자는 '이성은 감성의 특화된 한 부분'이라고 주장했다.

머릿속 뉴런은 그린 것 같은, 그것을 잡았을 때 수천 명의 손길을 느낄 수 있는 것에 안정감을 느낀다고 했다.

그것이 오랫동안 자연이 만들었던 걸 선호하게 되는 이유라고 한다.

시간과 공간, 시각과 감각, 감정과 이성... 공간에 대한 사고의 범위를 넓힐 좋은 기회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