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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브랜드 칼럼

당신이 살아있다는걸 어떻게 증명할테요?

당신이 살아 있었다는 것을 어떻게 증명할 수 있나요?

'자기다움'을  펴낸 권민씨가 독자에게 건네는 질문이다.

불편하다. 어떻게 증명할까? 살아있었을 내 시간을.


그래서 생각해봤다. 내가 살아있었다고 믿는 어느 해로 돌아가보자.

2009년 10월, 나는 살아있었다. 

그때 나는 순례길로 알려진 스페인의 산티아고로 떠났다. 

15kg 가까운 배낭에 침낭과 온갖 짐을 다 지고 몸 하나에 의지해 걸어야 했다.

익숙한 공간에서 3주 이상을 떠나 익숙하지 않는 방식의 여행을 선택했다.

관광에 쓰는 시간보다 쉬는 일이 많아야 하는 여행이었다.

그것은 단순한 여행이 아니었다. 느리지만 내것을 만들어가는 여행이었다.


땀 범벅이 될만큼 걷고 신발 밑창과 발바닥이 붙은 느낌이 들때쯤 그날의 걷기 일정은 끝난다.

내 짐 무게의 반 이상은 넷북과, DSLR 풀 카메라, 전자기기를 위한 아답터 세트였다.

간단한 요기를 하고나서부터는 내 창작 시간이다. 

그렇게 반나절은 걷고  나머지 시간은 그날의 일상을 기록하면서 하루의 의식을 뿌듯하게 마친다.

길을 걸으면서 풍경을 찍고, 느낌을 글로 쓴다. 그걸 하려고 이 여행을 선택했다.


그냥 하고싶어서 했는데 계획이 세워졌다. 

일상으로 돌아가면 이 경험을 소개하고 원하는 사람들에게 팔아야겠다고. 

앞으로 할일이 그려졌다. 

엽서를 만들어서 팔고, 여행상품을 스토리텔링으로 만들어 런칭하고, 

고객에게 내 경험을  보여주고 들려주고 용기를 줌으로서 그들도 편한 경험을 할 수 있도록하는. 


산티아고로 여행을 갔다는게 핵심이 아니다. 

내 이야기를 쓰고, 이야기를 만들고, 타인에게 들려주는것을 좋아한다는걸 발견했다는 것이다.

이후로 몇가지 스토리가 있는 여행을 만들어보고 나아가 인터뷰를 진행해보면서 

이게 내가 계속 가도 되는 일이 아닐까 조심스럽게 결론을 내보곤 했다.


여행을 통해 그것을 발견했다면 지금은 여행 외의 일들로도 발견하고 있다. 

지금 하는 일도 쓰고, 만들고, 경험하고, 이야기하는 일을 하고 있다.

퍼스널 브랜드 컨설팅을 통해 사람의 이야기를 듣고, 컨텐츠를 만들고, 

다양한 매체를 이용해 타인이 그 컨텐츠를 경험할 수 있는 이야기로 변환한다.

쓰고, 만들고, 경험하고, 이야기하는 것 - 그것으로 내 일을 정의할 수 있지 않을까.


나는 올 한해 성장과 건강이라는 키워드로 삼았다.

그래서 아침에 운동을 하고, 틈틈히 내 성장을 위해 글을 쓴다. 

내친김에 마인드맵으로 정리해본다. 가장 큰 덩어리를 차지하는것은 글쓰기 영역이다. 


2014년 나는 쓰고, 만들고, 이야기하고 경험하는 것으로 살아있었다고.  

그렇게 자기가 창조한 나의 세계에서 분명히 살아있고 싶다.